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라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라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0.09.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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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 또는 그런 문예 작품. 대체로 공상적ㆍ서정적ㆍ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가 어릴 때 할머니에게서 듣거나 책으로 접해 온 동화의 사전적 정의다. 하지만 오늘날, 동화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바뀌어야 할 것이다. 어린이 대상으로 한 문예작품 수준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동화인가?
시대가 변모하며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난 현상을 먼저 꼽아보자면 ‘인터넷’과 ‘글로벌리즘’을 대표 키워드로 꼽을 수 있겠다. 국경을 초월한 인터넷 세대의 등장으로 장르와 형식의 영역이 파괴된 형태의 콘텐츠도 등장한 것은 당연지사. 또한 영상, 음악, 게임, 교육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장르구분이 허물어지면서 특정 부류만이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온 세계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필수불가결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스(Source)가 바로 동화라는 것. 동화가 가지고 있는 교훈은 인류 전반의 필수적인 가치관을 동반하고 있으며, 동화의 그 향유나 유통의 양상이 우리의 생활문화와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호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의 활용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미 동화는 내용의 기반이 잡혀있기 때문에 조금만 변화를 가해도 극적인 신선함을 볼 수 있다. 동화를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슈렉>은 패러디를 이용해 많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동화는 그 이야기 플롯을 그대로 옮겨와 ‘익숙함’이 주는 친근감으로 이용자의 시선을 끌기도 한다. 그 대표적 예가 <신데렐라>다. 역경을 이기고 끝내는 사랑을 이뤄 해피엔딩을 맞는 <신데렐라>의 플롯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콘텐츠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꼽히기까지 한다하니 말이다.

가장 옛것이 현대적인 것
<오세암>을 예로 들어보자. <오세암>은 어느 한 절에 대한 설화를 동화작가 정채봉 씨가 새롭게 구성한 문학작품으로, 그 문학작품이 에니메이션화 되는 과정을 거쳐왔다. 전형적인 ‘OSMU(One Source Multi-Use)’의 예시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흘러온 방향을 그대로 볼 수 있다. 구전의 방법으로 전해오는 설화가 텍스트화 된 동화로, 이 동화가 미디어 시대를 맞아 영상물로 진화한 것은 문자가 있기 전, 후의 인류가 겪어 온 생활 양식이 그대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콘텐츠개발원’은 ‘전통문화·민속자료 소재 콘텐츠 개발’분야 연구 또한 주요 업무로 삼고 있다. 고장혁 한국콘텐츠개발원 대중문화팀 담당자는 “‘전통문화·민속자료 소재 콘텐츠 개발’분야 연구는 전통문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구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연구분야 중 동화와 우리 전래동화도 포함할 수 있다”며 연구에 대한 설명을 전하기도 했다.
   추세가 이러하다보니 대학가에서도 전격적으로 동화를 문화 콘텐츠로의 진화시키기 위해 학문화 하는 추세도 더하고 있다. 건국대학교에서는 ‘동화미디어콘텐츠학과’를 신설하여 동화라는 문화콘텐츠가 다양한 미디어와 융합하는 아동 문화산업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건대 문화콘텐츠 학과의 입학관리과 담당자는 “동화가 내포하고 있는 인문학의 바탕위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2011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21세기 신성장동력 분야인 문화콘텐츠산업은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케릭터, 테마파크, 문화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획 제작 마케팅 인력을 새롭게 필요로 하고 있다”며 동화를 기반으로 한 학문화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본질은 건들지 말아야
동화를 문화콘텐츠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고 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적 시각의 잣대로 동화의 본질까지 흔들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 영화 <방자전>은 열녀 춘향의 문란한 생활을 그려 관객들의 호기심을 사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전라도 남원에서는 영화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영화에서 춘향의 문란한 성생활을 시각적으로 그려 춘향의 순결을 욕되었으며, 전통적인 열녀정신을 흐트러놨다는 것이다. 하나의 구전문학, 동화가 미디어 유형을 통해 실현되며 비언어적 유형으로 동화 내부에 내포되어 있던 교훈과 민족, 시대 정신의 의미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문화원형 자체로의 동화를 현대인의 시각에 맞춰 문화콘텐츠화 하는 과정 이전에 콘텐츠로 구현하고자 하는 매체의 특성에 따라 각색의 정도를 조절하는 연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같은 소재를 기본으로 하여 콘텐츠를 구현한다 하더라도 매체의 성격에 따라 스토리텔링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동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살리는 메체의 이용에 대한 연구가 우선으로 이뤄져 매체별 스토리텔링 공식을 구현해 낼 수 있다면 더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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