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김치도 못 먹는 세상?
서민은 김치도 못 먹는 세상?
  • 김지영 사회부 객원기자
  • 승인 2010.10.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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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나고, 배추 1포기 가격이 13,800원, 무 가격이 1kg에 1,420원에 달하는 등 거의 모든 채소 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9월 27일 경기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무, 배추, 상추 오이 경매가격은 태풍 ‘곤파스’가 상륙하기 전후인 1일과 20일을 비교했을 때 1.5~2배가량, 지난해 같은 날짜와 비교하면 3~6배 껑충 뛰었다.
   한편 올해 채소 공급량은 예년에 비해 약 1만5천톤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이 올해 잦은 수해와 태풍 등으로 채소류를 중심으로 작물 피해를 본데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본 낙동강 등 4대강사업 지역 내에는 경작면적이 대폭 감소해 채소값 폭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채소값 폭등 현상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 한나라당은 채소값 급등의 근본 원인이 봄철 저온, 여름철 폭염, 잦은 강우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물 생육 불량, 병충해 피해 등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채소값 폭등이 이상기온 탓이 아닌, 조기예보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은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농식품부 공무원들이 무 가격 급등을 조기에 파악, 수급대책을 마련했다면 최근같은 가격파동은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4대강 사업에 따른 경작지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민노당은 “팔당 유기농단지 18.8㏊에서는 수도권 친환경 농법 채소의 60% 이상, 수도권 시설 채소의 70%를 공급하고 낙동강 삼락둔치는 부산의 배추·상추 소요량의 30%를 재배하고 있으며 금강 부여보 근처는 전국 방울토마토의 10%, 영산강 둔치는 전국 미나리의 60%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여당은 채소값 폭등의 원인을 이상기온 외에도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탓으로 돌리고 있고, 야당은 4대강 사업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따져봤을 때 일처리를 제대로 못한 공무원들은 누구의 지시를 따르고, 행동했을까? 당연히 더 높으신 분인 나랏님이다. 또 4대강 사업은 누구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나랏님이다.
   우리 국민이 나랏님을 뽑아줌으로써 채소값 폭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우리 국민들도 책임을 피할 수 는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나랏님의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국민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뽑게 한 뒤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을 탓하지 못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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