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앞두고 기운을 북돋을 음악
시험을 앞두고 기운을 북돋을 음악
  • 김창현 음악칼럼니스트
  • 승인 2010.10.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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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nage Fanclub [Bandwagonesque] (1991/DGC)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의 새 시즌은 기다려도 오질 않는데 이놈의 시험시즌은 왜 이리 빨리 오는지. 학과지원보다 더 고심했던 시간표에 몸과 마음이 익숙해 갈 때쯤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중간고사 시즌. 요즘 같은 스펙 중심 시대에 학점은 기본이라는 친구와 지금은 학점보다 자신만의 차별화가 도움된다는 친구의 열띤 논쟁은 시공을 초월한 시험의 중압감을 반증한다.
   이런 중압감을 이겨내고 기운을 북돋기 위해 마련된 노란 돈뭉치는 커트 코베인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밴드”라 일컬어진 밴드, 너바나의 [Nevermind]앨범을 제치고 스핀매거진 선정 올해의 앨범의 영예를 안은 음반의 주인공인 틴에이지 팬클럽의 [Bandwagonesque]이다.
너바나를 제끼고, 커트 코베인의 극찬을 받았다는 밴드이니 너바나를 능가하는 파워풀한 그런지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틴에이지 팬클럽도 그 시대의 얼터너티브 무브먼트에서 자유롭진 못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얼터너티브 음악이 지향하는 개혁성이나 행동 지향적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6,70년대 영국팝의 황금기를 이끈 버즈(Byrds)나 빅 스타(Big Star)의 음악에 근간을 감수성과 온화함에 더욱 가깝다. 어쩌면 이런 그들의 성향은 출신지인 스코틀랜드의 지역 색 때문일지도 모른다.
   [Bandwagonesque]는 그들의 20년 음악 여정에서 가장 빛나는 음반이며 팬과 평론단 양측의 무조건적 사랑을 받고 있는 앨범이다. 록음악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팝적이며 중독적인 멜로디를 만들어냈고 감수성있고 재치있는 가사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그들의 장점을 모두 담은 <Concept>는 그들을 대표하는 명곡이며 <What you do to me>, <Metal Baby> 또한 이런 맥락의 수작이다. 빅 스타의 유산을 느낄 수 있는 발라드 곡 <December>, 버즈의 하모니에 다이노서 주니어의 사운드를 입힌 듯한 경쾌한 비트의 <Star Sign>까지 이 음반은 주옥같은 곡들로 가득하다.
   근래의 패셔니스타가 들으면 피식 웃어버릴지 모르는 멋없는 팀 이름, 4차원적인 음반명은 자칫 레코드점에서 지나쳐버릴 소지가 충분하나 그들은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기타팝의 대부이며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뮤지션이다. 이런 그들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올림픽 공원의 무대에 오른다. 이제 기운이 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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