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수기 - 1
교환학생 수기 - 1
  • 차유진 (화학 07)
  • 승인 2010.11.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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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을 넓혀준 기회
   내가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취업을 위한 스펙도, 어학습득도 아닌 뉴욕여행을 했던 경험 때문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게 큰 이질감을 느껴본 것은 그 여행이 처음이었다. 여행 중에 매표소의 흑인 여직원에게 말도 안되는 인종차별을 당하는데도 영어를 잘 못해서 항의도 못했다. 단지 영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곳에서 ‘이방인’ 이라는 괜한 두려움도 컸던 것 같다. 그게 두려움이든 이질감이든 뭐든 간에 극복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미국에서 미국사람들과 동화돼보고 싶었다. 그냥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그들 속에 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교환학생에 지원했다.
   지원하고부터는 모든 것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들의 연속이었다. 토플시험부터 미국 대학교의 홈페이지를 뒤지는 일, F1 비자 받기, 미국 대학교 입학원서 쓰기, 기숙사 룸메이트 요청서 작성하기, 비행기표 구하기, 미국 공항에서 pick up ride 신청하기 등 낯선 일들의 연속이었다. 교환학생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평생을 모르고도 살아갈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내게는 모두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들이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영어! 중고등학교때부터 자의든 타의든 영어를 손에서 놓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신감까지는 아니라도 ‘이 정도면 뭐~’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듣기실력은 향상되는 것이 느껴지지만 말하기 실력은 좀처럼 쉽게 늘지 않아서 많이 힘들었다. 교환학생을 가고자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영어공부를 미리미리 좀 착실히 해두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미국생활의 첫 날, 거주지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그때 그 기억과 낯선 냄새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Walt라는 남자 안내원 안내해주는데, 그 녀석의 말을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이거 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에 울음이 목젖까지 받쳤다. 그렇지만 ‘그래! 넘어서보자!’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곳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같이 간 다른 한국 친구들과 팀을 짜서 공부하기도 했다.
   Westminster College는 미저리 주의 풀튼이라는 작은 도시 안에 있다. 처음엔 캠퍼스가 아기자기하고 조용해서 참 예쁘고 평화롭다고 생각했었다. 공기도 좋고 하늘도 높지만, 사실 많이 외진 곳이라서 가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차가 있는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같은 주 안에 있는 다른 도시에 데려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나는 휴일이 3일 이상이면 다른 큰 도시로 관광을 주로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도 여행을 많이 한 건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교환학생에 대해 물으면, 나는 무조건 가라고 추천한다. 일단 영어실력이 느는 것은 확실하다. 듣기 실력은 물론이고 말하기도 정말 많이 는다. 외국인 친구들이 생긴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전엔 외국인이 다가오는 것이 괜히 두려웠는데, 지금은 그런게 없어졌다. 또 보는 시각이 많이 넓어진 것을 느낀다. 전엔 한국에 국한되어 있던 내 미래가 이제는 글로벌하게 확장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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