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타오른 불꽃을 기리며
40년 전 타오른 불꽃을 기리며
  • 안유정, 정민지 기자
  • 승인 2010.11.2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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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11월 13일, 22살의 젊은 청년이 근로기준법 책을 불사르고는 분신한다. 그 청년은 이름은 전태일. 그는 노동자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고발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하며 불 속으로 사그라졌지만, 그 뜻만은 4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올해는 열사 전태일이 분신한 지 40년이 되는 해다.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40주기 행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5번에 걸쳐 ‘전태일 40주기 문화행동’ 등 여러 행사를 개최하며 전태일을 기억했다. 행사 일환인 ‘전태일 기억주간행사’ 중 마지막으로 열린 ‘전태일 추도식’에 다녀왔다.

이 땅 노동자의 든든한 다리가 되다
지난 13일 오전 9시, 청계천 6가에서 ‘전태일다리’ 현판식이 진행됐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평화시장 앞 다리 이름을 기존의 버들다리와 함께 병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판식에는 전태일 열사를 기리는 시민들과 정치인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현판식을 준비한 행사위원회 한석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열사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 앞으로 기념관도 건립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열사의 삶과 관련된 내용을 싣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판은 다리 양쪽 끝에 설치됐으며, 현판에는 전태일 열사의 약력과 그를 추모하는 헌시가 적혀있다. 평화시장 입구와 전태일다리 사이 바닥에는 열사의 분신장소를 표시한 동판도 설치됐다. 현판을 제작한 임옥상 화백은 “열사가 사망한 자리에 이렇게 현판을 설치하게 돼 스스로도 매우 뜻 깊다”고 전했다.

당신을 기리는 사람들이 여기 모였습니다
현판식에 이어 ‘전태일 40주기 추도식’이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거행됐다. 현판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행사위원회가 준비한 차량을 타고 마석모란공원으로 이동했다.
   추도식에는 앞서 진행된 현판식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전태일을 추억했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한 주부는 “어릴 때부터 이 근처에 살면서 전태일 열사가 어떤 사람인지 듣고, 배워 알아왔다”며 “아이들도 추도식에 참석하면 자연스레 당시 시대상이나 사회의 이면 등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민중의례 후 추모예배 시간이 이어졌고, 그 후 열사의 약력 소개와 참석자들의 추도사 낭독 및 추모 공연이 있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이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며 “오늘 여기에 오신 분들이 하나가 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말고 해내자”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준비한 순서가 모두 끝난 후 추도식 참석자들은 행사위원회에서 준비한 점심을 나눠 먹으며 열사가 가졌던 뜻을 서로 이야기했다. 그 동안 묘소에는 전태일 열사를 기리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의 개인적인 추도가 끊이지 않았다.

   자국의 노예 해방을 이룩했던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자본만이 오직 노동의 결실이며, 노동이 없었더라면 자본도 존재할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노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우리는 자본의 축적에만 급급해 노동을 하등하게 여기곤 한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40년이 흘렀지만 지금의 근로기준법이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지난 10월에는 노동자 두 명이 분신하며 우리나라의 노동 환경이 개선되지 못했음을 알렸다. 일하는 우리 모두가 노동자이며, 노동자 인권 문제는 결코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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