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읽었다.
학창시절엔 누구든지 영화 속에서 보는 애틋한 사랑을 한번쯤은 꼭 해보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혹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자신의 첫사랑은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고대하던 때가 있었으리라. 하지만 ‘서머셋 모음’은 그러한 사랑의 환상에 속아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사랑은 현실이다. 사랑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사랑은 그 순간의 마음과 진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가장 불쌍한 사람이 현재 자기 앞에 있는 사랑은 보지 못하고 지나간 사랑만을 그리워하면서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데 지나간 사랑은 또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랑하고 있는 것인가? 저자는 그것은 단지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스스로의 환상에 사로잡혀 그 환상이 진실한 사랑이었다고 믿으면서 현실은 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사랑을 하면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을 어떤 절대적인 위치에 놓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사랑을 지킬 것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 것이다. 그것이 타인에 의한 강요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의한 강요라 할지라도 말이다.
물론 모음이 말하는 사랑도 사랑의 한 단면일 뿐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화에나 나오는 아니면 소설에나 나오는 사랑을 기대하면서 현실에서 내 앞에 나타난 사랑을 무시하지 말고 한번 진지하게 마음의 문을 열고 현실의 사랑을 받아들여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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