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펙'은 수단일 뿐이다
[사설] '스펙'은 수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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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1.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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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문제이며 이는 우리 학교 학생들 또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졸업 후 사회진출의 한 방법인 취업에 대한 관심이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취업에 대한 과도한 경쟁은 학생들의 대학 생활에 여러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 중에는 소위 말하는 ‘스펙(spec)’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그로 인한 낭비가 포함되어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스펙은 구직자의 학점이나 외국어 점수, 대외활동 등과 같은 조건을 의미한다. 구직자인 대학생들은 스펙을 통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높은 수준의 스펙 달성이 성공적인 취업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학점, 외국어 점수, 어학연수, 봉사활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학생들 사이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또한, 이러한 스펙 준비에 필요한 돈이나 시간 등은 학생들에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휴학의 일반화 및 장기화, 졸업연기, 개인의 고립 및 협력의 부재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게다가, 흔하게 통용되는 기준 이상의 스펙을 갖추고도 취업에 실패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스펙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와 경쟁, 자원의 낭비 및 취업 실패는 스펙에 대한 몰이해가 원인이다. 스펙은 지원자 능력에 대한 정보 제공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의 지원자에 대한 추정만을 가능하게 할 뿐이다. 스펙은 수단일 뿐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업이 구매하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의 능력이나 열정 또는 노동력이지 스펙이 아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스펙 자체가 능력이 아니다. 구직자가 성공적으로 취업한 것은 스펙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구직자의 능력 또는 노동력과 기업의 욕구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성공적인 취업에 있어서 스펙이 필요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스펙의 수준이 아니라 스펙의 내용이다. 즉, 구직 희망자가 원하는 기업이나 업종, 업무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럴 때 스펙이 갖는 근본적인 역할이 가능해 지고 스펙에 대한 과도한 경쟁과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 기준의 스펙 형성을 위하여 노력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결정이 반드시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성공적인 사회진출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너무나도 당연히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희망을 고려하여 원하는 기업이나 업종 또는 다양한 사회진출 방법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수집이 필수적이다. 필요한 정보는 부모 및 가족, 여러 학과의 교수나 강사, 선후배, 다양한 특강 및 교내외 활동, 기타 언론 매체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 수집 시간을 의미 없고 아깝게 여기는 것은 매우 편협한 사고이다.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탐색을 돕기 위하여 학교 및 각 학과에서도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우리 학교의 학생처나 종합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정보 수집 및 취업 준비에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매우 많고 각 학과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제한된 인력과 자원, 학생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하여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정보 수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학교 및 개별 학과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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