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교양교육의 중요성에 관하여
자유교양교육의 중요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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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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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1400여명의 신입생들이 입학식을 했고 또 그만큼의 학생들이 졸업을 했다. 신입생들은 부푼 꿈을 지니고 대학에 들어오지만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 대학을 비롯한 많은 대학은 각종 졸업인증제도와 봉사, 해외연수 등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과연 실질적으로 얼마나 취업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대학의 출발을 되짚어보면 대학은 원래 직업 훈련을 위한 곳은 아니었다. 대학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양 중세 대학의 기하학, 산술, 천문학, 음악, 문법, 수사학, 논리학 등 7과목은 인간 정신의 창조적인 습관을 훈련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었다.  우리 대학은 본래 대학의 목표인 ‘자유 교양인의 양성’을 지향하는 자유교양대학이다. 언뜻 보기에 자유교양대학은 대학을 졸업한 졸업생들이 대면해야하는 거친 현실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책과 음악, 과학과 철학의 세계로 이끄는 자유교양교육은 학생으로 하여금 일생 동안 공부를 계속하게 만들고, 인생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게 하며,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현실과 아주 밀접한, 내실 있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과 사회 변화의 현기증 나는 속도를 생각해보면, 하나의 특정한 기술을 습득하는데 4년을 보내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다. 스스로 배움에 정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교육이 훨씬 더 실질적이고 소중하다. 대학 교육은 학생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 잘하도록 북돋아주고, 최종적으로는 변화의 희생자가 아니라 변화를 가져오는 사람이 되도록 공부를 계속하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성공적인 자유교양교육은 학생들의 혁신과 판단 능력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의 결과들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와 문화를 설계하는 지도자가 될 것이다. 최근 기업과 비즈니스 같은 실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역에서도 자유교양교육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기업의 고위급 간부들이 각종 인문학 강좌를 수강하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인문?사회적인 소양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자유교양대학이 배출하고자 하는 ‘교양인’이란 단순히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연구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미래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소양을 지닌 사람이다. 지식은 기본적인 소양을 뒷받침하는 일종의 재료에 해당한다. 대학은 그러한 재료를 풍부하게 갖춰나가면서 진정한 의미의 교양, 즉 자율성과 판단력을 기르게 만드는 기관이다. 특정 분야의 전문인을 양성하기에 앞서 교양인을 육성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목표이자, 학생 각자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 대학이 본연의 설립 취지에 충실한 교육 철학에 초점을 맞추고, 취업을 위한 ‘스펙’ 만들기에 쫓기듯 대학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호흡을 길게, 좀 더 차분하게 기본적인 학문에 정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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