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K> 김용범 PD, 리얼리티로 한국인의 감성을 건드리다
<슈퍼스타 K> 김용범 PD, 리얼리티로 한국인의 감성을 건드리다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1.04.0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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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70만 명이 넘는 지망생’ ‘오디션 기간만 7개월’ ‘40억 원이 넘는 제작비’, ‘케이블 채널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역대 최고의 시청률’. 이 화려한 수식어들은 단 하나의 명사 앞에서 빛을 발한다. 이 낯설지 않은 프로그램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 K>로, 기존의 해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한국인의 감성을 공략하는데 성공, 지난해 시즌 2를 엄청난 호응으로 마쳤다. 시즌 3를 준비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김용범 PD와 가까스로 짧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마음을 사로잡는 컨텐츠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들어보자.

 

  ▲ <슈퍼스타 K(이하 ‘슈스케’)>는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하던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브리튼스 갓 탤런트>와 같은 외국 프로그램들의 영향을 짙게 받은 듯하다, 둘 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반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는데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이 점점 음악채널을 외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나오게 된 것이 슈스케다. 이 프로젝트는 시장이 살아나려면 음악계도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는 일념 하에 기획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아무도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점치지는 못했다.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들로 가득했고 예산을 지원할 스폰서를 구하기도 여간 어렵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행복한 콩’이란 두부회사가 협찬을 하기로 해 슈스케가 첫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물론 PPL(간접광고)을 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두부다보니 참가자들이 연습하다 말고 두부 먹고, 노래하다 말고 두부 먹고 하는 웃지 못할 광경도 벌어졌다. 다행히도 시즌 2를 제작할 때는 음료와 핸드폰 쪽의 협찬이 들어와 좀 더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지.(웃음)

 

  ▲ 슈스케의 경우 그 성공요인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앞으로 시즌 3의 경우 후발주자들과의 경쟁도 상당할 텐데 슈스케만의 차별화를 꾀한 요소가 있다면? 

  특별한 부분까지는 없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한국적인 감성으로 ‘토착화’를 시도한 것이 아닐까. 한국인의 감성을 움직이는 코드는 분명 존재한다.  우리의 경우는 그것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풀어냈다. 우리는 참가자 모두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해 경쟁할 수 있고 참가자 한명 한명이 어떤 사람인지를 시청자들이 기억해 주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는지를 스토리로 풀어주는 것이 필요했고 그 점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공정한 기회’라는 순기능이 크고 각 프로그램마다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경쟁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폐가 있다. 그럼에도 타 프로그램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 부분은 먼저 시작해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어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여유있게 보완하고 우리만의 색을 찾을 수 있으니까.    

 

  ▲ 기존의 프로그램들이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슈스케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각각의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하셨는지가 궁금하다. 

  캐릭터라고 하는 건 프로그램 참가자가 어떤 음악을 가지고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 살아왔는지, 얼마나 이 노래에 대해 절실한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얘기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나 스토리를 인터뷰를 통하건, 살고 있는 집을 통해서건 자신을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노력했다.

 

  ▲ 슈스케는 ‘리얼리티 쇼’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타 장르에 비해 실제상황을 많이 반영하지만 그래도 ‘쇼’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없기에 이야기상의 가이드라인 등 제작자의 관여가 불가피 할 것이다. 그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궁금하다. 

  리얼리티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일단 강박관념을 가지기 시작하면 더 실제처럼 보이기 위한 여러 장치들을 남용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오히려 훨씬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본연의 특성대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을 만큼의 적당 선을 긋고 접근 할 수 있다면 쉬운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일례로 지금 진행되는 인터뷰 자체도 얼마든지 리얼리티 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 아닌가.(웃음)
연출의 완급 조절을 실패했을 때 시청자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과욕은 버리는 게 좋다. 그러니 그 중반에서 있는 그대로를 잘 보여주는 게 진정한 리얼리티가 아닐까. 
단, 합격했을 때 기쁜 모습을 잘 보여주기 위해 합격한 경우 활짝 웃어달라는 등의 주문을 미리 부탁해주는 정도는 어디까지나 좋은 화면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니 그것을 조작이라고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 슈스케를 비롯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기능이 많다고 하더라도 일례로 요즘 음반시장에서 <나는 가수다>등의 음원들이 강세를 띠는 것에 대해 ‘가요계를 죽이는 일이다’라고 까지 반발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으신지?

  이 부분은 균형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물론 음반시장의 ‘이런 예능프로그램들을 통한 음원들이 지나치게 관심을 받게 된다면 오히려 신보를 들고 온 실력 있는 다른 가수들까지 묻혀버릴 수 있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예능이 아니라면 가수들이 설 수 있는 자리가 없다는 것은 분명 서글픈 일이니 말이다. 예능프로그램의 수익문제도 그렇거니와 김태우 씨나 휘성 씨가 새 음반을 들고 왔는데 예능프로그램 출연 음원에 묻혀버린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나. 하지만 이로 인해 예능프로그램의 음원을 금지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없애버리는 것이기에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만약 불균등의 문제만 잘 극복할 수 있다면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폭이 훨씬 다양해지는 것 아니겠는가, 오히려 지금과 같은 문제는 신보를 들고 나오는 가수들의 음반을 확실하게 조명해줄 수 있는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음악프로그램 내에서 노래를 공개했을 때 예능프로그램에서 나온 음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음악프로그램을 좀 더 강화함으로서 그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 마지막으로 이번에 돌아오게 될 슈스케3가 어떤 프로그램이 될지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슈스케3>는 이전 시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들은 보완해 좀 더 개성이 보강된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서 아쉬웠던 그룹 오디션의 경우도 개인이 아닌 그룹 등도 허용할 수 있게끔 해서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다른 프로와 확보할 수 있길 희망한다. 그리고 전에 이어서 각 인물들의 캐릭터 부여에 대해서는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들보다 좀더 세심하게 할 예정이다. 사람들을 각각 깊게 조명해 그들의 개성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대 부탁드린다. 

 

사람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고 그럴때 그 음악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고 얘기하는 김 PD는 “앞으로 꼭 PD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은, 비록 남들보다 돌아갈 지라도 언제나 길이 있기 마련이니 반드시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보라”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모두 엇비슷한 프로그램이 아닌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싶다는 그의 목표가 더욱 참신하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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