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레땅뿌르국]일본을 짝사랑하는 우리나라
[뿌레땅뿌르국]일본을 짝사랑하는 우리나라
  • 김지영
  • 승인 2011.04.09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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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기상청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물질이 한국으로 직접 유입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기술원과 기상청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온 것과 배치되는 설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술원과 기상청은 “오는 7일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4일 밝혔다. 7일 오전 일본 상공에 고기압이 발달하고 한반도와 중국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그 경계 지점에서 남서풍이 발생, 이 바람이 동중국해를 거쳐 한반도로 향한다는 것이 기술원의 예측이다.

  하지만 기술원과 기상청은 후쿠시마로부터 한국으로 직접 유입되는 기류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다 지난 주말 노르웨이 대기연구소가 방사성 물질이 한국으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을 제기하자 기술원이 그 결과를 일부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7일 아침부터 전국에 걸쳐 방사성 물질이 섞인 ‘방사능비’가 내렸다. 정부는 정수장에 비를 막는 덮개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어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일시에 많은 방사능에 피폭되는 고선량 노출과 달리 저선량 노출에 대해선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기엔 아직 밝혀진 게 많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 날아온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하인 극미량이어서 안전하다. 방사성 물질 농도는 인체에는 영향이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정부가 국민을 안심시켰던 주장이 다 거짓이었던 것인가? 정부에서는 딱히 큰 대책 없이 외출 자제, 손 씻기 같은 일시적인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왕 방사능 물질이 올 거, 정부가 좀 더 빨리 알려주었으면 나름대로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았을까? 무조건 ‘위험하지 않다’고 할 것이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미리 알려주었다면 적어도 국민들이 정부만 믿고 있다가 배신(?)당하는 기분을 느끼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일본이 우리에게 저질렀던 모든 악행들에도 불구하고 일본을 짝사랑 했던 우리나라(정부)가, 이번에도 일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봐 차마 일본에서 방사능 물질이 날아온다는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중요한 사실을 숨길수록,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퍼져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이르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옛날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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