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찾아서
첫사랑을 찾아서
  • 이주은
  • 승인 2011.04.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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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한 여인이 바구니 속 딸기를 집어 한입 베어 물고는 꿈을 꾸는 것처럼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생전 처음으로 딸기를 맛본 것처럼, 새콤하고 말캉한 그 감각적인 느낌이 보는 이에게 전해진다. <첫 과일>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그림은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로 파리에서 주로 활동했었던 조반니 볼디니(Giovanni Boldini)의 작품이다.

  딸기를 입에 넣고 있는 젊고 매혹적인 여인에 우선적으로 눈길이 가는 바람에, 그 옆의 나이든 여인의 표정을 놓치기가 십상이다. 아마도 젊은 여자의 유모일 것 같은 나이든 여인 역시 뭔지 모를 그리움에 젖어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처음 수확한 딸기를 맛보며 두 여인은 무슨 애틋한 사연이라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늘 첫사랑으로 돌아간다” 라는 프랑스 속담이 있는데, 혹시 이들도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으로 돌아간 것은 아닌지…. 

  지난겨울에 보았던 <김종욱 찾기>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끝까지 가면 뭐가 있는데요? 끝을 내지 않으면 좋은 느낌 그대로 두고두고 남잖아요. 그래야 마음이 놓여요.” 언젠가는 빛바래질까 봐, 또 행여 끝이 보일까 봐 두려워서, 도저히 사랑을 지속할 용기가 없는 여자가 말한다. 그녀는 이것이 사랑이라고 느끼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사랑하기를 멈춘다. 더는 사랑은 상처가 될 지도 모르니까. “끝까지 가면…. 아무 것도 없어요.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도 있잖아요.” 그녀를 절실하게 붙잡고 싶은 남자는 이렇게 대답한다.  첫사랑은 설렘과 기다림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하고, 더 이상 곁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아프고 애틋하다. 장소라면 이미 그곳을 떠나와 있을 테고, 시간이라면 이미 지나버려 되돌릴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어릴 적 친구라면 변했을 것이고, 천진난만한 아이였다면 이미 자라 약간은 때도 묻은 어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를 향한 간절한 염원이라면 벌써 닳고 무뎌졌을 것이다. 무뎌진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냘픈 떨림의 순간에 비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늘 첫사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처음의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변하고 때론 끝나기도 하지만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는 것이고 또 해봄직 한 것이다.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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