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과 한옥의 경제학
초고층 빌딩과 한옥의 경제학
  • 양찬일 경제 칼럼니스트
  • 승인 2011.04.09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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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주 건축 형태는 아파트가 대세를 형성했다. 아니 아직까지도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 집의 대부분이 아파트다.    

  그런데 최근 들어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복궁 뒤편 삼청동 한옥 근처 부동산 중개업체에는 매물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한 번 방문해 본 적이 있지만 강남 뺨치게 집값이 뛰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도시의 또 한편에서는 전통 한옥과는 정반대되는 듯한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들이 마구마구 들어설 예정이라는 것이다. 서울 내에서만 잠실, 용산, 상암 등 여러 지역에서 이런 초고층 건물이 올라갈 참이다.  

  소박하며 아름다운 한옥과 거대하며 휘황찬란한 메가시티. 정말 극과 극을 달리는 모양새다. 왜 21세기 대한민국 도심에서 이런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주택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 세상의 경제적 측면을 반영하는 대표적 아이콘이다. 전통 한옥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엔가, 아파트의 무미건조함에 질린 중산층들이 선호하는 미래형 주택이 되고 있다. 물론 과거와 같은 고리타분한 구조가 아니다. 자연친화적이며, 통풍이 잘되는 등 한옥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되 내부는 현대사회에 맞게 고친 개량 한옥들이 많다. 돈 좀 있는 사람들은 성냥갑 같은 공동주택에 갇혀있기 보다는 이처럼 멋스러운 공간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그렇게 보면 언젠가 퓨전형 한옥의 가치가 웬만한 주상복합 아파트를 추월할지도 모를 일이다.  

  초고층 빌딩은 또 어떤 의미일까? 미안한 소리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일은 별로 없다. 즉, 초고층 빌딩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성숙한 단계로 진입함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이런 상징적 의미와 함께 초고층 빌딩 하나가 형성되면 유동인구가 대폭 늘어나고, 그에 따라 거대상권도 형성된다. 한마디로 이런 게 하나 들어서면 그 지역 부의 흐름이 확 달라지는 거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 새롭게 형성되는 주택 생태계는 단지 주거 공간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도시 경제의 진화를 알리는 중요 신호탄이 된다. 경제적 미래를 설계하는 이라면 이런 트렌드를 놓쳐서는 안된다. 집을 그냥 집으로 보기보다는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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