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짱돌
우리의 짱돌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1.05.07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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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날은 한 트위터리안과 맨션으로 싸움이 붙었다. 나와 싸움을 한 트위터리안은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 “성장발육은 좋아져서 쭉쭉빵빵해진 요즘 대학생은 쌍팔년 세대 중학생보다 못한 지적 수준을 가졌다”는 글을 올려 여러 반응을 얻었다. 그는 대학생이 스펙을 쌓는답시고 하는 모습이 한심하다 했다. 그는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학생도, 그 대학생과 함께 살고 있는 대학 교수도, 심지어 깊이 이야기 해보니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도 아니었다. 제3자도 아닌 제5자쯤 되보이는 자가 무엇을 알고 함부로 떠드는 것인가? 화가 나서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으며 지적 수준이 딸리는 이 대학생은 이런 현실의 책임을 기성세대에게 묻고싶다”고 답했다.

  내가 140자라는 한계와 심한 논쟁 때문에 그분과 다 하지 못한 말은 ‘대학생의 그 한심한 이미지는 대체 누가 만들었는가?’하는 것이다. 그분의 말대로 스펙에 연연하는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긴 하다. 하지만 내가 신문사 기자로 있는 동안 만나왔던 우리 대학생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려 각자의 몸부림을 쳐왔다. 그런 학생들을 접해보지도 않은 채 무심코 우리 대학생의 이미지를 지정해버린 그 사람과 거기에 동조해 여론을 확산한 일부 트위터리안들이 더 무책임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생각 없이 사는 요즘 젊은이라는 이미지를 공표하고 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즐기던 그 트위터리안은 젊은이부터 짱돌을 던지는 용기로 세상을 바꾸라고 나에게 조언했다. 지금 우리가 무슨 짱돌을 던지란 말인가? 이 말도 잘못된 주장이라 말하고 싶었다. 그 분이 말하는 쌍팔년 시대는 데모로 회자되던 때이고, 지금과는 다른 시대다. 우리대학에서는 총학생회 임원들이 선두로 구재단 복귀 반대 시위, 등록금 인하를 위한 삭발식 등 나름의 짱돌을 들었왔다. 그 짱돌은 기성세대가 보기에 정말 작은 돌이거나, 돌을 들었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위태로워 보이고, 가장 위태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이 여기까지 살아온 것은 나름의 표현을 해 오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짱돌이 무엇이 되든 상관 없다. 개인 블로그에 사회를 비난하는 글을 쓰든, 학교에 등록금을 인하해 달라는 대자보를 쓰든, 구재단 복귀를 반대한다고 머리를 깎든 혹은 스펙을 쌓아 개인의 출구를 찾든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의 출구를 찾아가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짱돌을 갈고 닦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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