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에 빠져드는 이유
‘나가수’에 빠져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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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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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유럽 예술의 중심, 파리에서 그것도 프랑스 문화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아이돌 가수 동방신기의 <MIROTIC>과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가 울려 퍼졌다.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의 공연 티켓을 살 수 없었던 파리 시민 300여 명이 공연 횟수를 늘려달라고 시위 한 것이다. 이미 온라인상으로는 무려 4,500명 이상이 추가 공연 청원운동에 서명했다고 한다. ‘한류 열풍’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문화 선진국의 중심인 프랑스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아이돌을 앞세운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에 동감하여 그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K-POP의 성과에 대해 문화 예술 전문가들은 ‘대중적 신선함’을 꼽는다. 음악장르도 안무도 공연 컨텐츠도 모두 매우 신선하기 때문에 선풍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다른 문화에 대한 ‘신기한 신선함’만으론 그 열풍을 충분히 설명하기 힘들다. 오히려 ‘노력의 신선함’이 열풍의 주역이 아닐까 싶다. 평균 5-6년의 긴 연습생활로 다져진 탄탄한 안무, 합숙을 통한 그룹 간의 팀워크, 그 무대만을 위한 의상과 스타일. 모두 각 분야의 담당자들이 최선으로 만든 종합 기획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노력에 세계인들이 반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최선의 마력은 비단 해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어딜 가도 들뜬 기분으로 ‘나가수’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로 넘친다. <나는 가수다>는 요즘 연예 프로그램의 특색대로 경쟁구도 속에서 청중평가단에 의해 탈락과 생존이 결정된다. 리얼리티쇼의 흥분과 떨림, 1위와 7위의 역전드라마, 너무도 쟁쟁한 중견 가수들의 심장을 울리는 노래, 이 속에서 시청자들은 황홀한 기분으로 시청하고 감격하여 음원을 다운받고 출연자들의 카리스마와 잘못된 점에 대해 며칠 동안 열띠게 토론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단지 가수들의 타고난 가창력을 논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출연자는 “1위로 올라가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7위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라 했다. 시청자들도 이점에 동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충분히 잘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을 때 방청객도, 시청자도 그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최선!’ 평생 공기처럼 늘 필요하지만 공부나 운동처럼 꾸준히 하기 정말 힘든 것이다. 최선의 어려움을 알기에 사람들은 전문가도 아니면서, 아니 오히려 문외한이면서 다른 이들의 최선에 감동하고 흥분하며 박수를 보내는 것일 것이다. 

  대학생활에서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길을 선택해야 최선일까?’일 것이다. 불행히도 아무도 내게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단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최선을 다하면 길은 자연히 열린다는 불변의 진리만 내 주변을 맴돌 뿐이다. ‘최선’에는 분명한 선이 없다. ‘나가수’의 가수들도 얼마만큼이 최선인지 모를 것이다. 양도 분명하지 않고 경계선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어려울 것이다.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다했다 싶으면 조금만 더, 이젠 틀렸다 싶어도 또 다시, 힘내어 앞으로 나아가는 길 뿐. 그 모든 과정이 아름다울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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