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의 모습과 무엇이 달라졌나?
17년 전의 모습과 무엇이 달라졌나?
  • 성지윤
  • 승인 2011.05.07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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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봄을 뜨겁게 달구었던 ‘학원자주화투쟁’으로 나의 대학생활이 급격하게 바꼈다. 총학생회 간부 언니가 마이크를 잡고 외쳤던 내용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여러분, 학교재단은 재단을 설립하면서 학교에 재단전입금이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지원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밝혀진 바에 의하면 재단에서 대학에 재단전입금으로 지원하는 금액이 4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라는 말이었다.
그 당시 등록금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1학년 입학금을 합해 18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90만 원 정도였던 92년도와 비교해 불과 2년 만에 2배 가까이 등록금을 인상하고 두 사람 등록금밖에 안되는 재단전입금을 내놓고 있는 재단에 대한 분노가 덕성인들을 들끓게 했다. 뒤이어 재단의 비리가 속속 밝혀졌다.

  그로부터 수년 후인 2000년대 초반 우리의 후배들은 1994년 나와 나의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민주동산에 모여야 했고 머리를 깎고 단식을 하는 힘든 과정을 통해 비리재단을 몰아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얼마 전 방문했던 학교에는 여전히 십수년 전에 붙어있던 현수막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그리고 후배들은 여전히 짧은 머리로 계속된 싸움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17년 전의 모습과 무엇이 달라졌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사에서 “우리대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주제의 글을 써달라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내가 다닐 때는 없었던 체육학과, 법학과 등이 생기고 학생들에게 많은 학문을 가르치게 된 것도 너무 반갑다. 여러 과의 대학원 과정이 좀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우리와 늘 비교되던 다른 대학들이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그런 말보다 덕성만의 색깔로 학교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던 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대학이 안정화되는 학내분규를 종결하고 난 후에야 구성원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십여년 전 쫒겨났던 비리재단의 복귀가 언급되는 시점에서 어떤 다른 주제로 덕성 발전을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다시 한 번 덕성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이 오랜 어둠의 시간을 지루하게 끌어가고 있는 비리재단 복귀반대의 내용을 넘어서 정말로 현실적이고 발전적인 안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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