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원이 탐나는가 타이틀이 탐나는가
예산 지원이 탐나는가 타이틀이 탐나는가
  • 장지원 기자
  • 승인 2011.05.2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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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난 10일 ‘2011년도 교육역량 우수대학’ 80곳을 발표했다. 선정된 대학은 정부로부터 평균 30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8곳이 탈락하고 10곳이 신규 진입했다하니 대학 간 선정 경쟁이 치열했을 것으로 보인다. 왜 대학은 이토록 교육역량강화 사업 선정 경쟁에 뛰어드는 것일까? 예산이 필요한 것일까 선정 대학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것일까?

 

교육역량강화 사업이 뭐기에

 

  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은 교육여건 및 성과가 우수한 대학을 지원하는 ‘교육역량강화 지원 사업’과 잘 가르치는 대학을 지원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 사업’ 등 두 가지로 나누어 진행한다. 교육역량강화 지원 사업의 경우 최근 교과부가 교육을 ‘선택과 집중’에 주목하고 있는 바 교육여건 및 성과를 반영하는 학심지표를 통해 지원대학을 선정하되 지원 대학수를 80개 교 이내로 축소해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육역량강화 지원은 2009년에는 신청대학 196개 교 중 88개 교, 2010년에는 199개 교 중 88개 교를 선정했으나 올해는 200개 교 중 80개 교를 선정한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선정된 80개 교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계속 지원을 받는 대학은 70개 교이며, 신규로 지원을 받는 대학은 10개 교다. 올해 선정된 80개 대학에서는 교육과정 개편, 교육 및 실습활동 지원, 교육여건 개선 등 자율적 교육역량강화를 지원하게 된다.

  지난해 선정됐지만 올해 지원에서 탈락한 대학은 강릉원주대, 대구대, 동아대, 상지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18개 교로 집계됐으며 대부분의 여대가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지원에서 탈락한 대학에는 우리대학 역시 포함되어 있다. 이들 대학을 대신해 신규 진입한 대학은 가야대, 가천의대, 광주여대, 예수대 등 10개 대학이다. 교과부 측은 “18개 교가 탈락하고 10개 교가 신규 진입한 것은 교육성과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대학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진입과 탈락의 과정을 거쳐 대학의 교육역량강화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지원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에 대해서 교과부는 지난해 11개 교를 선정한데 이어 올해는 소재지 및 규모 등을 고려해 9개 교를 추가로 선정할 것으로 계획을 밝혔으나 11개 대학을 선정, 발표했다. 이들 대학에 대해서는 성과지표 달성여부와 사업계획 대비 이행 실적 등에 대해 틈틈이 평가해 지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교육역량강화 사업, 취지대로 가고 있나?

 

  교과부는 교육역량강화 사업 선정 방식을 기존 포뮬러(교육지표를 일정 산식으로 변경하는 것)에 의한 지원대상 및 지원금 확정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육지표 포뮬러 항목은 ▲취업률 ▲등록금 인상수준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대입전형 지표 총 4가지로 대입전형 지표는 대입전형을 간소화하고자 하는 교과부의 계획에 따라 신규로 추가되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결과에 대한 대학가의 반발도 높다. 지역안배를 제대로 했는지 모호하며 대학마다 규모, 재정 사정이 다른데 일괄적인 교육지표 포뮬러로 평가할 수 있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선 올해 교과부는 지난해 11곳에 이어 올해도 11개 대학을 학부교육 선도대학으로 선정했다. 원래 계획은 수도권 3곳, 지역 6곳 등 9개 안팎의 대학을 선정하는 것이었으나 지역에서 2개 대학을 더 뽑았다. 그 결과 지난해에 한 곳도 선정되지 못했던 호남지역에서 목포대와 전북대가 선정됐다. 계속진행 대학 11개를 포함 22개 대학의 지역 분포를 보면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골고루 선정대학이 나왔다. 대구·경북지역에선 다섯 개나 선정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각 대학 기획실에서는 “정책적으로 선정 대학 안배를 한 느낌”이라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 측은 “지역대학들이 준비를 많이 해서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라며 “지역대학 살리기 차원에서 지역대학을 좀 더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은 있었다”고 답변했다.

  선정된 대학 중 대부분이 국립대학이고 여자대학은 모조리 떨어진 것 또한 의문이다. 교육역량강화 사업 대학 선정 교육지표 포뮬러에 대해 교육부는 “점수 순서대로 잘랐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학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인 교육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과부가 지난 2월에 발표한 교육역량강화 사업 계획에는 ‘소재지, 규모, 대학특성 등을 고려해 8개 유형으로 구분해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포뮬러 지표 상위순대로 잘랐다면 2월에 밝힌 사업 선정방식에 어긋나지 않냐는 것이다. 그 결과 대표적인 지역 사학인 대구대와 동아대, 조선대를 비롯해 강릉원주대, 나사렛대, 동신대, 우석대, 상지대, 한국교원대, 호서대, 광주교대, 진주교대, 청주교대 등이 탈락했다. 수도권에선 우리대학을 비롯 서울여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이 올해는 교육역량강화 사업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들 대학은 등록금 인상 수준의 반영비율이 지난해 5%에서 올해 10%로 늘어나는 등 평가지표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등록금 상한제에 가깝게 인상한 대학은 당연히 떨어졌고, 다른 점수는 비슷한데 등록금 인상률과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탈락한 대학도 있다”라고 전했다. 우리대학 역시 올해 등록금 상한제에 가깝게 인상한 결과 포뮬러 지표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포뮬러 지표에 관해서는 등록금 인상 뿐만 아니라 취업률도 크게 좌우된 것으로 보인다. 남녀의 취업률이 구조적으로 다른 점을 감안해 일반 국·공립 사립대학과 여자대학의 관련 지표를 별도로 산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대학 특성화를 취업률 상승으로 연결시켜 사업에 선정하는 것이 과연 ‘잘 가르치는 대학’ 기준에 선정될 수 있냐는 반발도 있다.

 

모호하기만 한 개선책

  향후 교과부는 대학교육역량강화 사업의 성과 관리를 위해 대학별로 제시한 교육목표에 따른 학생의 핵심역량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측정, 평가할 수 있는 성과지표를 제시하고 연차별로 그 달성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연차별 지원금이 차등 지원될 예정이며 특히 2년 후 중간평가시 성과가 현저히 미흡한 대학에 대해서는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모든 향후계획을 포함해 교과부가 제시한 구체적인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회장 박철 한국외대 총장) 주최 ‘제6회 총회·세미나’에서 “교육역량강화 사업을 국립대와 사립대로 구분해 지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며 “내년부터 관련 예산을 2배로 늘리고 국립대와 사립대가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모호한 것이 현실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속해서 논란이 있었지만 많은 대학이 교육역량강화 사업을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을 정도로 대학가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예산지원과 교육역량강화 사업 선정대학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만큼 대학은 철저히 학부교육 선진화 계획 등을 수립해야 할 것이며, 대학의 계획 수립을 돕기 위해 교과부는 대학별 사정에 맞춘 다양한 포뮬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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