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어느 것을?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중 어느 것을?
  • 박명숙(약대 78)
  • 승인 2011.05.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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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요사이 참 고민스럽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다. 인생의 기로에 서서 뒤를 돌아본다.
1978년 난 덕성인이 되었다. 1차 대입시험에 떨어져 들어온 학교였지만 난 좋았다. 각종 동아리에 참여해 여러 지식을 습득하고 실험해보기도 했다. 학교 앞 튀김집에 가는 재미는 가난한 내 대학생활 중에 유일한 사치였다.

  나의 대학생활을 돌이켜보아 소중한 열매를 꼽는다면, 첫째는 사회과학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써 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배워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에 조금이라도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고, 두 번째는 지금까지도 서로의 앞길에 좋은 영향을 주며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의 스승과 선후배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난 생각한다. 자유로움 속에서 전통을 배우고 새로운 문화를 실험함으로써 자기를 찾아가고 만들어 세상에 당당히 서서 나의 길을 가고, 그 길에 함께 할 동지를 찾는 곳!

  이제 곧 6월 1일이다. 6월 1일은 우리학교 설립자이신 차미리사 선생께서 돌아가신 날이다. 나의 대학생활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대학생 시절에 이제는 나의 진정한 스승으로 생각하는 차미리사 선생님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말씀을 나는 자주 되뇐다.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 내가 이 말씀을 들은 것은 졸업하고 20년이 지난, 2001년이었다. 차미리사 선생님이란 분의 존재도 그때 알게 되었다. 차미리사 선생이란 존재를 지우기 위해 1970년 후반부터 학교의 역사에 대해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탓이었다. 이 얼마나 슬프고도 분노스러운 일인가! 이렇게 학생들에게 학교 설립 정신의 맥을 끊어 놓고 학교를 한 집안의 사유물로 여기는 사람들이 지금도 우리 학교를 자신들의 것이라 주장한다. 반성할 일이다.

  학교의 발전을 기원하며 한마디 덧붙이자면 ‘학교가 학생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교수님도 직원들도 총장님도 재단의 이사님들도 학생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대상화되지 않고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차미리사선생님을 위시하여 우리 학교를 세운 분들의 소망이었기에…. 나도, 졸업한 동문들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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