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공정성이 아닌 또 다른 잣대
[백미러]공정성이 아닌 또 다른 잣대
  • 이민정 기자
  • 승인 2011.05.21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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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이제는 또 하나의 공동 소통 창구로까지 발전된 트위터에서 박용모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자문위원이 배우 김여진 씨에게 수위를 넘어선 막말을 해 연신 화제가 되고있다. 사건은 김 씨가 5.18 민주화운동 31주년인 지난 18일 “오월 십팔일 그날로부터, 단 한 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당신은 학살자입니다. 전두환 씨”라는 글을 남기면서 시작되었다. 이 글을 본 박 위원은 “김여진! 경제 학살자 김 아무개 전 대통령 두 사람에게는 뭐라 말할래? 나라 경제를 죽이는 자는 나라 전체를 죽이는 학살자가 아니냐”라는 글과 함께 김 씨의 인신을 비하하는 욕설까지 함께 남겼다. 이 일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문제시되자 그 글은 지워졌지만 여당의 정책자문을 담당하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몰상식한 발언이 나왔다는 충격은 쉬이 가시지 않는 상태다.

  누구든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 발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의 신분이 유명인이라면 더욱 그 발언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해서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 씨는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특수한 기념일을 맞아 전 전 대통령이 저지른 일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가했다. 이것은 굳이 정치적 입장을 표명 했다기보다도 보편적 윤리성에 대해 스스로의 견해를 표현한 일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박 위원의 반박은 어떤 시각으로 봐도 전 전 대통령이 저지른 참극에 대한 정당성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감정에 휩싸인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했다. 게다가 “못생긴 게…”라며 상대방의 인신을 비방하기까지 했으니 그 한 문장으로도 수준이 빤히 내보이는 게 아닌가.

  뉴스를 보고 있자면 나이 지긋한 분들이 종종 ‘요즘 젊은이들은 줏대가 없다. 주위에 무관심하다’고 한탄하는 게 보인다. 물론 그것은 적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자신이 믿고 있는 일에 대해 당당히 발언하려는 젊은이들의 시도가 어리다는 등의 이유로 들으려 하지 않는 상대방으로 인해 좌절당해 그와 같은 지경에 놓였다고 보면 어떨까. 우리대학에서는 아직까지 구재단을 상대로 한 기나긴 투쟁의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그 외침이 공정성과는 관계없는 잣대로 평가받는다면 이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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