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레땅뿌르국]그들은 누구를 위하여 희생했을까
[뿌레땅뿌르국]그들은 누구를 위하여 희생했을까
  • 김지영 사회부 객원기자
  • 승인 2011.05.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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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보수단체들이 1980년에 일어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라 주장하며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반대하는 운동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100여 개 보수성향 단체들의 연합인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국정협)’와 ‘한미우호증진협의회’의 단체 대표자는 지난해 말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한글 및 영문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출한 청원서에는 ‘(5.18은) 북한 특수부대 군인들이 광주에 침입해 북한 지령에 따라 광주 시민을 무차별 사살한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지부 서석구 대표는 “5.18은 명백히 북한군 소행”이라면서 “다시 한 번 청원서 제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 단체 중 국정협은 심지어 정부에서 4,500만 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에서 역사 왜곡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에도 5.18 광주 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참석 후 3년 연속 참석하지 않는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국가적인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니, 참석해야 한다. 5.18 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현 정부의 의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참석하지 않는 데에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는’ 보수단체의 5.18 민주화운동의 부정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었기 때문에, 진보적인 행동이라면 무조건 ‘빨갱이’ 취급을 해서 북한과 엮어가려는 보수단체나, 역시 진보적인 것이라면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대통령이나 똑같아 보인다.

  5.18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판이 된 민중운동으로, 민주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 의미를 무시해버림으로써 민중운동의 가능성을 무시해 버리려 하는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보수단체들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벌써 31년이 지났다. 그 때 희생된 희생자들은 자신들이 이루어놓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퇴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마 그 ‘몇몇 사람들’은 별 죄책감 없이 그들의 입장을 고수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알아야만 한다. 그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혜택이 5.18 민주화운동의 희생자 덕분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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