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문예상 소설부문 응모작
학술문예상 소설부문 응모작
  • 승인 2003.11.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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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외출

 

  버스는 닦이지 않은 노면을 그대로 따르며 덜컹거렸다. 그 흔들림을 따라 버스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먼지가 듬성듬성 정신을 갈라놓는 듯했다. 성아는 차창 바깥으로 펼쳐진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시간을 초월한 낯선 공간에 던져진 느낌이었다. 살끝이 모조리 쭈뼛하게 솟아올라 아득함 위에 살아있다는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살아는 있구나……' 성아는 황토색 먼지 알갱이가 뿌옇게 덮여있는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지리산의 산세는 벅찬 두려움을 일으켰다. 5월의 시작이고 날씨는 나무랄 데 없이 맑았지만 산골짜기에 흐르는 바람이 그 높고 넓은 산의 나무들을 온통 휘젓고 있었고, 태어나서 처음 바라보는 산의 절규에 성아는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무기력이나 우울증을 뒤섞은 삶에의 허탈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성아는 한 달이 넘게 방안 구석에 또아리를 틀고서 피폐하구나, 한 마디만을 연신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부대끼는 뱃속을 움켜쥐고서 했던 말은 살아는 있구나, 한 마디였다. 방안 가득 넘쳐나는 빈 술병들을 보고서 성아는 더 이상 중얼거리지 않았다. 다만 속으로 되뇌었다. '죽어야 하는 구나. 그것 밖에 없구나. 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악이구나.' 그런 생각이 결심이라기 보다 하나의 성찰이나 깨달음인 것만 같아 성아는 씁쓸한 웃음을 삼켰다. 거울 앞에 섰다. 하나 둘 옷을 벗을 때마다 허물을 비집고 나와 새로운 옷을 걸치는 뱀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자신은 속살을 드러낼수록 혐오스럽구나, 생각했다.
  "넌 너무 예민해. 그렇게 살얼음판 위에서 살기만 하니 앙상하게 뼈만 남았지."
  두 달 전쯤 만났던 혜민은 성아에게 그런 말을 던졌었다. 거울을 바라보는 자신의 눈에 순간 눈물이 고이는 것을 바라본 성아는 두 눈을 정면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쳇, 이제 이것으로 끝이야. 알아? 이젠 지긋지긋하게 널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고."
  방법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주저함 없이 실행해야만 했다. '예전처럼 생각만 많이 했다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성아는 흉터가 남아있는 자신의 왼쪽 손목을 보며 다짐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도구는 칼 밖에 없다. 밧줄이 있으면 좋겠지만 매달만한 장소도 없고 뛰어내리자니 집은 너무 낮다.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숨을 죽이려해도 물만은 싫었다. 이상하게도 매번 자살시도가 있을 때마다 성아는 칼을 선택했다. 붉은 피, 산다는 것의 집착을 잠재울만한 저릿한 피의 냄새, 그 속에 빠져들면 죽음도 축복이 되리라, 성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부엌 싱크대에는 종류별로 칼이 있었다. 혼자 살면서부터 여러 가지의 칼을 하나 둘 사 모았던 건 어쩌면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을 거야, 성아는 날이 날카롭게 선 검은 손잡이의 칼을 집어들며 싸늘하게 웃음 지었다.
  버스는 어느덧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산 속을 향해 들어가면 갈수록 5월의 바람은 스산하게만 느껴졌다. 지리산을 선택하길 잘한 걸까, 휘몰아치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성아는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면서 살아야만 하는 게 내게 주어진 운명일까, 성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가씨, 쌍계사 간다 안 했능교? 예서 내려 올라가믄 쌍계사구마."
  성아는 급하게 몸을 일으켜 꾸벅 목례를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다리가 휘청거리고 약간의 현기증이 올라왔다. '살아는 있구나……' 매캐한 먼지를 날리며 버스는 떠나버렸다. 성아는 한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걸어 올라가면 절이 나올 테지만, 발걸음은 쉽게 떼어지질 않았다. 약간의 무기력과 허탈감이 또다시 감지되면서 죽어있는 건가, 아득한 생각이 머리를 비집고 올라왔다. 산을 가득 메우고 있는 나무들은 초록빛 점들로만 보였고 그 점들은 바람이 이끄는 대로 술 취한 듯 흔들거렸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는 개울이 흐르고 있었지만 바위들 틈새로 흘러내리는 물은 개울 소리가 아니라 파도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성아는 그 물을 가로지르는 돌다리 한 가운데서 물을 내려다보았다. 다리 위에는 등산객이나 동네 주민들이 한가하게 혹은 분주하게 다니고 있었다. 개울 물소리가 고막을 가득 채웠을 때 성아는 다시 한 번 죽어야하는구나, 생각했다. 아니지, 살아있는 것이 바로 죽음이었지. 그러니 난 살아야만 하겠지. 성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을 하늘처럼 높게 드리워진 하늘에 뭉게구름이 빠른 속도로 지나고 있었다. 그래, 빠르게 지나가며 사는 거겠지, 사는 건 그런 거겠지. 성아는 발걸음을 무겁게 떼기 시작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등산객은 끊임없이 산을 오르거나 내려오고 있었고 돌다리를 건너자마자 노래방과 여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동네 아낙들은 갖가지 나물이나 지리산 관광 기념 물품들을 내다 팔고 있었다. 관광 기념 물품들은 대부분 나무로 만든 것들이었다. 숟가락과 젓가락, 효자손, 반들반들 윤이 나게 닦아 놓은 목탁, 나무 염주와 옥으로 만들어진 염주가 햇빛에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등산객들은 파전과 막걸리를 파는 곳에 머무르며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맛 좋다. 어유, 시원하다."
  붉은 체크무늬 남방에 감색 조끼를 받쳐입은 40대 중반의 아저씨가 막걸리를 들이키는 것을 보며 성아는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을 느꼈다. '젠장, 살아는 있구나……' 성아는 붉은 체크무늬에서 시선을 떼고 다시 한 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쌍계사까지 올라가는 길은 한적한 편이었다. 길 오른편으로는 개울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고 왼편에는 대나무들이 빼곡이 차 있었다. 성아는 키 높은 나무들에 둘러싸인 좁다란 길을 오르며 멀리 보이기 시작한 절의 입구를 향해 걸어나갔다. 걷고 있는 두 발을 내려다보며 '멈춰!'라고 외쳐봤지만 발은 여전히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성아의 입에서 피식 바람 새는 소리가 나왔다.
  날카롭게 살갗을 일으키고 있는 예민함은 절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절정이 되었다.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과 산에서의 공포가 절의 문턱에서 포효하고 있었다. 낡은 자주색 문에 들어서자 붉은색과 초록색의 옷을 입은 험상궂은 인물 그림이 버티고 서 있었다. 성아는 절을 지키는 수호신이겠지, 하면서도 부라리는 평면의 눈이 자신을 환대하지 않고 오히려 나무라는 것만 같았다. 발걸음을 서둘러 입구를 빠져나오자 층층이 넓은 절의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닥에는 모래알갱이가 눈부시게 깔려 있었고 그 어느 건물에선가 풍경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풍경 소리는 귓속으로 들어와 목구멍을 타고 폐까지 흘러들어 서서히 숨을 가쁘게 했다. 눈물이 고인 눈에 모래의 반짝임이 뿌옇게 흐려졌다. 성아는 간간이 보이는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곳으로 자꾸만 발을 떼고 있었다. 돌계단을 두 번 올라갔을 때 승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고무신을 신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 밥……, 밥 지으러 왔습니다."
  무겁게 내뱉은 말은 한마디 말에도 힘이 쭉 빠져나가게 했다. 목은 타 들어가며 미어지고 있었다. 성아는 쏟아지는 눈물 사이로 어리둥절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뭐라꼬? 뭣 하러 왔다고?"
  "밥을 지으러 왔습니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성아는 후련함을 느꼈다. 이제 자신이 해야할 바를 다한 것 같았다. 남은 일은 밥을 지으며 죽은 듯이 살거나 산 듯이 죽는 일밖에 없었다.
  "이리 따라와 봐."
  한동안 멍하게 성아를 바라보던 할머니는 지팡이를 손에 쥐고서 띄엄띄엄 앞장서서 발을 뗐다. 성아는 할머니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신의 50년쯤 후의 모습이 아마 저렇지는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자 차츰 눈물이 사그라들었다. 할머니는 성아가 올라왔던 돌계단을 되짚어 내려가고 있었고 절 입구 정면에서 보이는 건물 앞에서 발을 멈췄다. 그 건물은 스님들이 식사를 하는 곳이겠거니 생각했다. 회색의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하나 둘 씩 문 밖으로 나오며 벌건 입술 사이로 이쑤시개를 긁고 있었다. 할머니는 유독 배가 불룩하게 나와있는 스님을 불러 세워서 귓속말을 했다. 기름져 보이는 번들번들한 스님의 얼굴이 성아 쪽으로 박혀 있었다.
  "예 있으면 안 되요. 보아하니 사정 있는 처자 같은데 여기엔 있을 수 없어요. 이곳은 남자들만 있는 곳이라 여자가 있으면 안 되니까. 내 여승들만 있는 절을 소개할 테니 그리로 가 봐요."
  표준말에도 억센 억양을 쓴 말이 허공의 햇빛에 산란되고 있었다. 성아는 절에서도 거절당하는구나, 생각하며 자신을 빤하게 쳐다보고 있는 스님을 올려다보았다. 까슬한 머리가 햇빛을 반사하고, 이마와 머리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붉게 퍼져있는 입술 사이로 입을 열 때마다 이빨 사이에 낀 고춧가루가 보였다. 성아는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디로 가야될까요……?"
  "예서 버스 타고 나가서 진주에 있는 총림사로 가봐요. 진주 터미널까지 가서 택시 타고 진주 방송국으로 가면 고 바로 아래 총림사가 있을 거요. 게 가서 쌍계사 진명스님이 보냈다 하세요. 그 절은 여승들만 있으니까 게 가서 지내면 될 게요."
  "예에. 감사합니다."
  "그런데 공양은 드렸는가? 식사 안 했으면 지금이 공양 시간이니 한 술 뜨고 가요. 보살님도 아직 공양 안 드렸으면 저 처자와 함께 자시죠."
  성아는 급구 사양했다. 사양할수록 스님과 할머니는 먹고 가라는 권유를 했지만 쌀알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 성아는 스님과 할머니의 합장 인사에 어줍잖게 손을 모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왔던 길을 되돌아 걸으며 이곳에 다시는 오지 않게 되리라는 예감 같은 게 들었다. 성아는 애써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울먹거리는 속을 다독이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칼을 들고 방안에 돌아온 뒤, 성아는 서랍장을 열고 손에 닿는 대로 남방과 면바지를 꺼내 입었다. 사방을 둘러본 후 널려있는 소주병을 한쪽으로 세워 놓고 흩어진 책들을 책꽂이에 꽂았다. 그리고는 방구석에 개어놓은 이불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책상 위에 놓인 칼을 보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몸이 늘어지는 것만 같았다. 성아는 칼날 앞에서의 평안함이 다행이면서도 불길하기도 했다. 칼날은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에서 계속 머물고 있었고 성아는 갑자기 찾아든 노곤함에 설핏 잠이 들었다.
  성아가 잠에서 깨었을 때 반듯하게 접혀있던 이불은 귀퉁이가 심하게 구겨져 있었고 그 끝은 눈물로 척척하게 적셔 있었다. 못다 울었는지 여전히 부릅뜬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성아는 자신을 휩싸고 있는 공기가 시커멓게 그늘져있음을 느꼈다. 꿈에서 보았던 부모님의 얼굴도 어둡게 그늘져 있었다. 성아는 8년 전의 교통사고를 떠올렸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날 시간, 외동딸을 데리러 오겠다며 차를 끌고 나갔던 부모님은 다시 볼 수 없었다. 그 이후부터 시간은 성아를 비껴왔다. 고등학교 끝무렵의 긴장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었고 그때의 충격은 생생하게 남아서 성아를 지배하고 있었다. 살던 집을 뒤늦게 처분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했지만 환경이 자신을 변하게 하리라는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성아는 일을 하거나 학교에 진학할 생각 없이 보험금만으로 간신히 생계유지를 하면서 방구석에 들어앉게 되었다. 성아는 소매 끝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꿈속에서 보았던 부모님의 어두운 얼굴이 자신을 책망하는 것 같았다. 날카로운 칼도 흔들리는 시야에 휘어지면서 야속하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성아는 박차고 일어나 칼을 집어들었지만 눈물은 잦아들고 목구멍은 좁아졌다. 칼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울음소리는 흐느낌에서 곡하는 소리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성아는 있는 힘껏 구겨진 이불 위에 칼을 들쑤셨다.
  택시에서 내리자 쌍계사에 오르던 길과 비슷한 길이 나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절이 보였다. 성아는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오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작은 새가 푸드득 날고 있었고 길게 뻗은 나무는 쏴아악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절의 입구에 도착하자 오른편에 작은 집채처럼 놓여있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냄새가 퍼져왔다. 총림사는 그야말로 작은 절이었다. 인기척 하나 없이 작은 새소리만 들려오고 그 소리는 아담한 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풍경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숨이 먹먹하게 차 오르지는 않았다. 아마 절이 작고 정원처럼 꾸며놓았기 때문일 거야, 성아는 발걸음을 떼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나무와 꽃을 바라보았다. 꽃은 모두 야생의 들풀 종류 같았지만 사람 손길을 많이 탄 듯 정돈된 모양으로 구역을 긋고 있었다. 정원 같은 길을 지나자마자 정면과 왼편으로 건물 두 채가 보였다. 정면에 있는 건물은 법당인 모양이었다. 금박으로 된 커다란 불상이 텅 빈 산사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 속에서 재래식 화장실 냄새를 지워버리는 향내가 퍼져 나왔다.
  "어찌 오시었소?"
  법당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옆 건물에서 여승 하나가 까칠한 눈을 흘기며 물었다.
  "쌍계사의 진명스님이 이곳을 알려주셨어요."
  여승은 알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조금은 난감해 하는 것 같았다. 여승이 건물로 다시 들어가며 손을 흔들어 따라오라는 시늉을 했다. 성아는 스님을 따라 들어가며 여승이 자신과 비슷한 나이일 거라 생각했다. 스님의 옷은 풀을 잔뜩 먹였는지 날카롭게 선이 들어가 있었고 그 까칠함이 파리한 머리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마루를 지나 방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하기 힘든 스님이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쑥냄새가 투박한 찻잔에서 피어올라 방안 가득 퍼지고 있었다.
  "진명스님이 예로 보냈다는데요."
  "차 한 잔 들겄소?"
  풍만한 체구의 스님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자연스럽게 차를 따르면서도 자신을 꼼꼼히 살피는 것만 같아 성아는 긴장감을 느꼈다. 쑥차를 받아 마시며 거구의 주지스님이 묻는 말에 성아는 조심조심 대답해갔다. 주지스님은 나이든 스님들이 그렇듯 귓불이 축 늘어져있었다. 자세히 보니 여승은 여승이었지만 주지스님을 여자로 볼 수 있는 것은 땀구멍이 자잘한 피부 하나뿐이었다. 눈매는 선한 듯 했지만 날카롭게 위로 뻗어 있었고 목소리도 목이 쉰 듯 걸걸하게 나왔다. 사정 설명을 들은 주지스님은 잠시 창문을 바라보며 한숨을 지었다.
  "여기엔 따로 밥 지을 사람이 필요 없지만서도 예 있어야 한다믄 머물러도 좋소. 대신에 예 있을라믄 뭐든 할 수 있는 일을 하소. 그라믄 되갔제? 그럼 춘순댁이랑 은진이 쓰는 방을 같이 쓰면 되갔구만. 저 옆 방 가서 짐 풀고 좀 쉬소."
  성아는 막상 이곳에 있게 될 생각을 하니 친근하게만 느껴진 시선이 일순간에 거두어졌다. 사방이 낯설어지고 민감한 떨림이 이어졌다. 성아는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옆방으로 갔다. 옆방은 마루를 타고 이어지는 끝 쪽에 있었다. 건너편에는 부엌이 자리하고 있었고 커다란 나무 식탁과 정육점에서나 쓰는 은색 대형 냉장고가 정면으로 보였다. 성아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주지스님이 있던 방보다 훨씬 넓었지만 방안에 있는 가구는 숯이 놓여있는 작은 선반과 앉은뱅이 책상, 텔레비전 선반이 전부였다. 책상 위에는 초등학생용 교과서가 공책과 함께 꽂아 있었고 뭉툭한 연필 두 자루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낡은 나무시계의 규칙적인 초침 소리가 벽면을 타고 이어지고 있었다. 성아는 한쪽 구석에 가방을 던져 놓았다. 짐을 풀 것도 없었다. 옷 세 벌이 전부였다.   
  "아니, 좀 쉬라니께 왜 예로 왔노?"
  노크를 하고 들어간 스님의 방에는 여전히 쑥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뭐 할 일이 없을까요?"
  "일 없소. 그럼 법당 가서 부처님께 인사 올리소. 절은 할 줄 아시는가?"
  쭈뼛하게 서 있는 성아에게 젊은 스님이 절을 가르쳐주었다.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는 양손으로 원을 그렸다. 두 손을 가슴께로 모으며 무릎을 굽혔다. 몸을 굽히고 엎드리면서 손을 차례로 바닥에 내리고 양쪽 귀 쪽으로 손바닥을 위로 편 채 살짝 들었다가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가슴으로 손을 모으며 일어났다. 성아는 스님의 동작을 따라해 보면서 장작처럼 몸이 굳어있음을 느꼈다. 쉽사리 몸에 밸 동작은 아닌 것 같았다.
  법당은 고요했다. 누가 언제 왔다 갔는지 향은 여전히 공기 중에 꼬리를 날리며 피어올랐다. 성아는 목탁이 놓여 있는 보라색 방석 옆에 섰다. 금박을 휘감은 불상은 보기에도 불편한 자세로 다리를 틀고 기다란 눈으로 성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법당 한쪽 구석에는 피아노 한 대가 놓여있었다. 피아노 위에는 바이엘 상권이라고 쓰여있는 교본이 아무렇게나 펼쳐 있었다. 성아는 법당 벽면에 휘둘러있는 알록달록한 그림들을 보며 아찔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윽한 향내가 갑자기 코끝을 찌르는 것만 같았다. 성아는 현기증과 울먹거림이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스님이 가르쳐준 동작으로 몸을 접고 펴기 시작했다. 절을 하면 할수록 성아는 자신이 이곳까지 오게 된 과정이 떠올랐다. 걸핏하면 손쉽게 죽음을 택하려드는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또다시 눈물이 퍼져 올랐고 현기증과 코끝의 아찔함은 심해지고 있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려왔고 이윽고는 아예 엎드려서 울기 시작했다. 눈물은 콧물로 번지고 소리 죽여 벌려진 입 틈으로 침이 흘러내렸다. 성아는 흐릿한 눈을 올려 뜨고 불상을 바라보면서 되뇌었다. '죽고 싶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게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겁니까.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저 죽어지면 안 되는 겁니까.' 법당은 여전히 조용했다. 그 고요함을 자신의 울음소리가 지저분하게 깨고 있는 것 같아 울먹거리는 소리도 잠재우고 싶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죽은 것과 다름없다면 그냥 죽어도 되겠지. 난 무엇 하러 이곳까지 왔는가. 어차피 이렇게 살아낸다고 해도 결국 선택은 하나일 텐데……
  "학교 다녀왔습니다."
  어린 여자아이의 인사말이 절 내를 경쾌하게 만들었다. 아이는 빨간 치마에 가방을 둘러매고서 폴짝폴짝 뛰어 들어오고 있었다.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를 윽박지르며 뒤따라 들어왔다.
  "저, 저, 가시내, 저러다 넘어진다카이 와 또 저리 뛰댕기고 있는겨."
  성아는 손등과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열려진 법당 문으로 자신의 시뻘건 얼굴이 보일까봐 숨을 죽이고 문 뒤에 서서 아이를 바라보았다. 법당의 나무 마룻바닥이 삐익 소리를 내며 뒤틀렸고 성아는 몸을 문 뒤 기둥에 바싹 붙였다. 아이는 행랑채에 들어가 스님들께 인사를 올리고 가방을 내려놓고 나왔다. 그리고는 곧장 법당으로 뛰어왔다.
  "어, 정말이네. 언니가 왔네."
  아이는 신고 있던 샌들을 벗어 던지고 법당 안으로 들어왔다. 오후의 깊어진 햇살이 법당의 구석까지 밀려들고 있었다. 짙은 밤색의 바닥 위로 구멍난 아이의 흰색 스타킹이 성아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배시시 웃으며 성아 옆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성아는 아이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아직까지 눈 끝이 따갑고 뜨거웠다. 코끝에선 콧물이 간신히 매달려 있는 것 같았다.
  "언니 정말로 여기서 계속 살 거야? 그럼 나랑 같이 있을 거야?"
  "으응…… 니가 은진이구나, 그렇지?"
  은진이는 목까지 내려오는 단발머리를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아는 여전히 속에서 퀭하게 울려오는 질척한 울림이 들렸지만 은진이를 따라 빙그레 웃고 있었다.
  "언니, 나랑 같이 방에 가자. 가서 나랑 그림도 그리고 숙제도 같이 하자, 응?"
  은진이는 성아의 손을 끌어당겼다. 성아는 대답 대신에 순순히 은진이를 따라 일어서며 채 마르지 않은 소매와 손등을 신경 쓰고 있었다.
  "아따, 은진이는 이제 신났구마. 은진이 공부 좀 가르쳐주면 되겠구만. 저 가시내가 나돌 궁리만 해서 지지리 공부도 못한당께." 젊은 스님은 내리깐 눈으로 은진이를 채근하듯 말했다.
  "아, 젊은 각시가 뭣 허러 예까지 왔능가. 은진이만 복이 터져부렸네."
  햇볕에 얼굴이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아주머니가 혀를 차며 스님의 말을 이었다. 춘순댁 아주머니는 누렇게 바랜 얇은 면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그 속으로 쳐진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유두까지 내비치는 누런 옷과 알록달록한 꽃무늬 치마 그리고 헝클어진 파마 머리는 민망함으로 성아의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성아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은진이의 손을 꽉 잡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은진이는 성아의 손을 놓지 않았다. 스케치북을 펼치고 연필을 잡는 동안 잠시 놓았던 손을 다시 덥석 잡고 오른손 하나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성아는 동생이 생긴 것 같았지만 그것이 그저 좋지만은 않았다. 성아는 무거운 눈동자를 아이의 뒤통수에 내리꽂으며 그 아래로 그려지는 아이의 그림을 보고 있었다. 성아는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물질이 몸 안을 휘젓고 있는 듯한 낯설음이 소름을 돋게 했다.
  "언니, 이건 나야. 귀걸이도 해서 예쁘지? 이제 언니 그려줄까?"
  은진이는 방바닥에 엎드린 채 흰 도화지를 메워가고 있었다. 성아는 불현듯 목 끝이 울컥이는 것을 느꼈다.
  "은진아, 저녁 준비하그래이."
  은진이가 스케치북 세 장 째를 채우고 있을 때 젊은 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진이는 씩씩한 대답과는 달리 선뜻 연필을 놓지 못했다. 성아가 은진이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갔다. 부엌에는 춘순댁 아주머니가 대형 냉장고를 열어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고 있었다. 은진이를 따라 성아가 한 것은 식탁을 닦고 수저들을 자리에 놓고 춘순댁 아줌마를 돕는 거였다. 가스레인지에서 끓고 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좁다란 부엌에 겹겹이 쌓이기 시작했다. 반찬은 봄나물 일색이었다. 하지만 성아는 도무지 뭔가를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식사 준비가 끝나고 식탁에 둘러앉았지만 성아는 젓가락으로 깨작깨작 밥알을 세며 넋이 나간 채 앉아 있었다.
  "이런 찬은 구경하기 힘들었을 텐디 와 그케 팍팍 먹질 못하노. 어여 드소."
  젊은 스님의 말에 성아는 순간 살짝 웃음을 지었지만 이내 얼굴이 굳어지고 젓가락질하던 손도 느릿느릿해졌다. 성아는 스님들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를 기다렸다가 빈 그릇들을 들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젊은 스님과 춘순댁 아주머니는 그런 성아를 말렸지만 주지스님은 아무 말씀 없이 자리를 떴다.
  산사의 밤은 일찍 찾아왔다. 스님들은 승복을 벗고 걸레질을 하기 시작했고 성아도 거들어서 큰방과 마룻바닥을 훔치기 시작했다. 이부자리를 펴고 자리에 눕자 은진이는 성아의 손을 잡고 바짝 붙어서 이내 잠이 들었다. 춘순댁은 아홉시 뉴스를 켜놓은 채 텔레비전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성아는 은진이와 천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삭혀졌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적막한 어둠을 뚫고 비실비실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흐윽, 눈물 섞인 소리를 냈을 때 졸고 있던 춘순댁이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에고마. 잼 못 들고 눈물 쏟고 있구마. 며칠 지나믄 괜찮아질껴이. 요 가시내도 업동이로 요 들어와 요로케롬 지내지만 잘 크고 있잖여. 가시내 좋아하는 것 좀 보소. 요 핏덩이 봐서라도 잘 살아야제."
  성아는 덮고 있던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렸다. 몰아 내쉬어지는 숨을 다독거리며 눈물을 훔치는 사이 춘순댁은 텔레비전과 형광등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곧 춘순댁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성아는 막막한 어둠 속에서 자신의 내면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아득한 억울함이나 좌절감을 닮은 것이었다.
  싸늘한 추위가 느껴져 이불을 끌어당겼을 때 성아는 코맹맹이 소리에 잠이 깼다. 은진이는 성아를 흔들었다. 두 눈이 천장에 박히고 은진이로 옮겨왔을 때 또다시 낯선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은진이는 정해진 일과대로 빗자루를 들고서 절의 입구로 갔다. 새벽 이슬을 맞아 시멘트 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잎들을 계집애 둘이 쓸고 쓸었다.
  "언니랑 하니까 금방 끝나서 좋다. 매일 매일 나랑 같이 해야해, 알았지?"
  은진이는 성아 곁으로 다가와 팔짱을 꼈다. 성아는 은진이의 조그마한 팔을 뿌리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가슴 한 복판이 묵직하게 눌리는 것도 같았다. 비질을 끝내고 아침을 먹자마자 은진이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서 학교로 갔다.
  "언니, 나 돌아올 때까지 어디 가지 말고 여기에 있어. 금방 올 거야. 알았지?"
  은진이는 전날 입었던 구멍난 흰 스타킹에 빨간 치마를 입고 있었다. 성아를 돌아보며 씨익 웃는 얼굴에 빠진 두 개의 앞니 자리가 앙증맞게 맞물리고 있었다. 차가운 아침 바람에 온 몸이 식어가는 것 같았다. 성아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은진이가 나가자 성아는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설거지를 하고 법당과 행랑채를 걸레로 싹싹 문지르며 다녔다. 마른 걸레로 목탁을 닦고 불상에 윤을 냈다. 더 이상 청소할 게 없다고 느껴졌을 땐 문지방과 법당의 문을 닦았다. 연결된 호스로 정원의 꽃과 나무에 물을 뿌렸다. 땀을 닦고 숨을 내쉴 때마다 메마른 눈물이 목 끝에 걸려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법당에 들어 절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묵직한 기운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꺼져 내렸다. 아침이면 샘에 새로운 물이 솟듯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는 무얼 위해서, 무얼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가. 왜 나는 이것밖에 되지 못하는 건가. 사는 게 힘들어 미치겠다면 죽기라도 할 것이지 왜 스스로 죽이지를 못하는가.'
  다리가 후들거리고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지고 있을 때 젊은 스님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아는 눈을 부비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언제 갖다 놨는지 정원 한가운데에 커다란 수동 펌프가 놓여 있었고 스님들과 춘순댁 그리고 동네 아저씨로 보이는 사람이 펌프 앞에서 둥그렇게 서 있었다. 아저씨는 펌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스를 정원 가장자리에 있는 기둥 큰 높은 나무를 향해 뻗치고 있었다. 코끝을 예리하게 찔러대는 소독약 냄새가 났다. 성아가 스님들 곁으로 다가갔을 때 젊은 스님은 푸념조로 입을 열었다.
  "어따, 대체 벌레들이 득실거려서 살 수가 없당께. 부처님 오신 날이 코 앞인디 어여 벌레들을 잡아놔야제, 암."
  농약 같은 소독약 냄새가 작은 산사의 정원에 진동했다. 회색빛 액체가 나무를 훑고 지날 때마다 어디서 나왔는지 벌레 무더기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수동 펌프는 손잡이를 누르고 내리는 게 쉽지 않았다. 아저씨와 젊은 스님은 번갈아가며 펌프질을 하다가 이윽고 성아에게 손잡이를 넘겼다. 성아는 그저 밥값을 하는 것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싶었다. 할 일이 있으니 할 뿐이라고 여기고 싶었다. 하지만 수백 마리가 넘는 벌레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바닥에서 퍼득거리다가 굳어가는 걸 지켜보는 것은 펌프질보다도 어려운 일이었다. 성아는 멈춰진 눈물이 다시 쏟아질 것 같았다.
  "에고, 약 다 썼구마이. 내 문 밖에 놔으니께 가질러 다녀옴세."
  아저씨는 모자를 다시 쓰며 발걸음을 옮겼다.
  "요 앞에 있으면 제가 다녀올께요."
  성아는 불쑥 말을 내뱉고 정원을 거쳐 총림사의 출구로 향했다. 돌계단을 내려가고 시멘트 길을 조금 걸으니 세워진 용달차 뒤에 액체가 가득 담겨진 플라스틱 통이 있었다. 성아는 그 앞에서 잠시 주춤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 아직 남아있는 가진 돈을 매만지고서 길을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땀이 솟았다. 내달리는 발은 주체할 수 없이 엉키고 있었다. 하지만 성아는 계속 달렸다. 몇 년이고 자신을 괴롭혔던 울먹거림이 이제야 잦아드는 것 같았다.
  진주 고속버스 터미널에는 간간이 오가는 사람들로 빌 사이 없이 채워지고 있었다. 성아는 서울행 버스표 한 장을 끊고 공중전화 박스로 갔다.
  "여보세요. 응, 바로 받았네. 잘 지냈어? 오랜만이다. 그동안 연락 못 해서 미안해. 잠시 밖에 나왔다가 네 생각나서 전화한 거야. 웬일은…… 아무 일도 없어. 혜민아, 그런데, 내가 할 만한 일자리 좀 있을까? 나도 먹고 살아야지. 그래, 고마워.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연락할게. 곧 한 번 만나자. 아무래도 공부 다시 시작해서 대학도 가야겠어. 하하, 그래, 나이 들어서 철 들었다. 응. 전화할게."
  공중전화 박스 문을 밀어 제키고 나오며 성아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터미널을 지나치는 사람들도 둘러보았다. 그 모든 게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었고 그래서인지 그저 물 흐르듯, 바람이 불 듯 자연스럽게만 보였다. 성아는 버스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서울행 버스를 찾아 두 발을 움직였다. 하늘에 높게 치솟은 정오의 태양은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는 성아의 그림자를 가장 작게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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