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액션, <개(開)청춘>
청춘의 액션, <개(開)청춘>
  • 정선영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
  • 승인 2011.06.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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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목 <개청춘>은 표면적으로는 열릴 개(開)자를 썼지만 88만원 세대의 흔들리는 인생을 빗대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개청춘>은 N세대, G세대 등으로 불리기보다 88만원 세대라는 돈 액수로 불리우는 우리 세대에 대한, 우리 세대를 위한 영화다.

  20대로 이루어진 여성제작집단 ‘반이다’는 친구들과 함께 20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한다. 주인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민희, 어려서부터 안 해본 일이 없이 열심히 사는 인식, 박봉이지만 방송국 작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승희,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들이다.

  그러나 민희는 좋은 직장과 안정된 월급 대신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 인식은 술집에서 옷가게로 옷가게에서 다시 술집으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지만, 자신만의 가게를 갖고 싶고 디자이너가 되고 싶기도 하다. 승희는 누군가가 ‘자아실현은 취미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 거라며, 오늘도 방송국 비정규직 작가로 출근한다. 그들은 불안과 혼돈에 휩싸여 있다. 더불어 그들을 바라보는 감독들도 혼란스럽다.

  청춘은 사회와 가족의 구성원에서 개인이 된 ‘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완성하려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다. 그래서 초라하고 미숙하며 불안하다. 영화는 그렇게 그들이 가진 불안을 폭로한다. 그리고 겹겹이 쌓여 있던 불안의 정서는 이 폭로의 과정을 통해 관객과 대중에게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특히, 모든 것이 경험화 되지 않은 20대에게 더 고통스럽게.

  영화는 감정 상태였던 불안을 88만원세대, 청년실업 등의 괴물 같은 사회 형상으로 현실화 시키며 끝난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면 보는 이는 그런 혼란과 불안에서 어이없게도 어떤 위안을 받는다. 그것은 고립되어 있던 20대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지금까지 겪어왔던 불안의 정체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필시 모두와 함께 보아야 한다. 그리고 영화가 발화점이 되어 붉어진 어떤 ‘액션’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는 영화임이 분명하다.

  영화 <개청춘>은 http://dogtalk.tistory.com에서 공동체 상영 신청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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