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정상화란 무엇인가
진정한 정상화란 무엇인가
  • 박소영
  • 승인 2011.08.27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9월 임시이사체제 아래의 이사진 임기가 만료되며 우리대학은 근 1년간 이사진 부재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7월 14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의 결정에 따라 우리대학에 또다시 1년의 임기를 가진 임시이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일단 구재단의 접근을 막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임시이사의 파견은 구재단 문제를 해결해준 것이 아닌 잠시 미뤄준 것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파견된 이사회의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학교가 변할 수도 있고 구재단의 접근이 더욱 용이해질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파견될 임시이사들이 우리대학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임시이사 파견을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면 좋을지에 대해 알아보자.

좌절된 민주이사회
  지난 8월 11일 우리대학에 파견될 임시이사회 이사들의 명단이 결정됐다. 사분위의 선정 절차를 거친 뒤 임명되면 오는 9월 초부터 내년 8월 말까지 1년의 임기를 가진다. 선정된 임시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었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천한 인사 4명과 사회단체가 추천한 인사 2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중 우리대학 학내 구성원들이 추천한 사람은 단 1명뿐이다. 이는 현행 사립학교법에 명시된 개방이사가 이사진의 사분의 일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항목에 어긋난다. 이 항목대로라면 우리대학에는 2인 이상의 개방이사가 포함됐어야 한다. 사분위의 결정은 기존 임시이사회 구성원에 우리대학 구성원이 추천한 인사가 4명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임시이사를 추천하라는 공문은 우리대학이 아닌 법인에만 전달되는 등 이번 임시이사 파견은 우리대학이 불리한 여건속에서 결정됐다. 이에 우리대학 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는 사분위 측에 총 6명의 임시이사 후보를 전달했다. 그러나 사분위는 정상화추진위원회 측에 2명에서 4명의 후보명단만 보내길 요구했다. 이는 추천된 후보 중 그 절반을 임시이사로 임명하는 관행이 있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들이 추천한 인물 중 1명이나 2명만을 우리대학 임시이사로 임명한다는 소리였다. 사분위가 처음부터 우리대학에 민주적 이사를 선임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분위의 행동에 대해 김수림(국제통상 4) 총학생회장은 “사분위의 이번 결정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이다”라며 “덕성인이 염원하던 민주이사회가 좌절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구성된 임시이사 중 구재단의 생각과 상통하는 보수적 인사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학교 운영에 있어 그들과 어느 정도의 충돌이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사분위의 의도는? 학내가 술렁인다
  그렇다면 사분위가 다른 대학들엔 정이사를 파견하고 우리대학에만 임시이사 파견이라는 결정을 내린 의도는 무엇일까? 기존 사분위의 입장은 ‘법인이 있어야 학교가 제대로 운영된다’였다. 즉 ‘학교에는 주인이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상지대, 세종대부터 얼마 전 정상화가 결정된 동덕여대와 대구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교들에 구재단이 다시 돌아온 계기가 됐다. 김현애 총동창장은 사분위의 우리대학 정상화 유보에 대해 “덕성의 4개 대표 단체인 총학생회, 총동창회, 교수협의회, 노동조합이 한 목소리로 구재단의 복귀반대를 외치고 있기 때문에 사분위가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분위가 우리대학에 임시이사를 파견한 것은 당장 구재단 복귀를 결정할 때 올 수 있는 파란을 예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 대선, 총선, 우리대학 총장선거와 같이 정권이 바뀌는 굵직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사분위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사분위가 이러한 결정은 내린 또 다른 이유는 우리대학이 아직 정상화 단계를 밟기엔 부족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려서이다. 윤지관(영어영문) 교수는 “아직 우리대학은 구재단 내에서의 분쟁도 해소되지 않았고 학내구성원들이 구재단이 복귀하는 방식의 정상화를 반대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사분위가 우리대학을 당장 정상화하긴 힘들다고 보고 정상화를 유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로운 임시이사 파견으로 학내는 술렁이고 있다. 김수림 총학생회장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구재단의 복귀 문제만이 아니다”며 “새로 임명될 임시이사들이 구재단 측 사람들은 아니지만 그들이 학내사정을 잘 모르는 것이 큰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대학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대학을 위한 투자와 사업을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광수 덕성여자대학교 직원 노동조합 지부장은 “임시이사는 정이사로 가기위한 준비단계이며 정이사가 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새로 임명될 임시이사들이 중요한 것이다”며 “현재 임명될 임시이사 체제하에선 우리의 요구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임시이사 파견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학우들 역시 민주적 임시이사의 파견을 간절히 원했던 만큼 실망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대체적으로 이번 임시이사 파견과 관련해 우리대학 대표 4단체의 입장은 같다. 바로 파견이 결정된 임시이사들의 재심 요구다. 지난 11일 사분위의 임시이사 명단 발표 이후 우리대학 정상화추진위원회는 16일에 모임을 가졌다. 정상화추진위원회는 ‘학내 구성원이 추천한 인사 중 과반수 이상을 임시이사로 결정해달라’는 내용의 재심의 요구 항의서를 교육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은 교육부 장관에게 있다. 마찬가지로 김수림 총학생회장은 “임시이사 중 학교 측 추천이사가 최소 4명은 돼야한다”며 “만약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파견된 임시이사들을 우리의 요구를 최대한 잘 반영할 수 있게 압박하는 강력 대응을 할 것이다”라고 했다. 김현애 총동창회 회장 역시 “학교 측의 입장과 구재단이 들어올 시 생길 문제 등을 새로 파견될 임시이사들에게 전달해 우리의 객관적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기존에 생겼던 문제를 되도록 사실에 근거해 그들이 이해할 수 있게 잘 전달할 것”이라고 총동창회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총동창회에서는 앞으로 언론과 인적자원을 통해 대내외 위원들에게 학교측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안내와 설득을 준비할 것이라고 한다.
  윤지관 교수는 “보통 학교의 정상화란 교육이 정상적으로 시행되며 교수와 학생이 주체가 되어 학교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그러나 진정한 학내 정상화는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간의 분규를 해소해 교육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이를 통해 교수와 학생이 주체가 되는 형식의 정상화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사분위는 정상화란 이름 아래 수많은 대학에 비리구재단을 복귀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학내 정상화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다시 임시이사가 파견돼 학내가 소란스러운 지금, 진정한 학내 정상화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며 학내 정상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