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코너]집착이 가져온 비극
[문화코너]집착이 가져온 비극
  • 황유라 수습기자
  • 승인 2011.08.2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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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은 금융회사의 젊은 경영인이다. 그의 일과는 값비싼 브랜드 제품으로 자신을 치장하고,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다. 그는 고가의 브랜드 네임으로 상대의 가치를 평가하곤 한다. 이렇게 제 잘난 맛에 사는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자신보다 훨씬 멋진 명함을 가지고 있는 친구 폴이 자신은 예약하지 못한 최상류층 레스토랑의 단골이라는 사실이다. 폴에게 적대심을 느낀 그는 끝내 폴을 살해하고 만다. 그 후로도 베이트만은 지나친 과시욕으로 점점 이성을 잃어가면서 무차별적으로 이유 없는 살해를 하기 시작한다. 그의 심각한 ‘아도니스 콤플렉스’가 그를 끔찍한 살인자, 정신분열자로 이끌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아도니스 콤플렉스란 어떤 것일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도니스는 미모가 뛰어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는 미소년의 대명사다. 그를 본따 지어진 병명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남성들의 외모 집착증을 가리키는 아도니스 증후군이다. 아도니스 증후군은 자신의 외모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자신보다 잘생긴 사람을 보면 질투와 부러움에 휩싸여 육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병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중요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을 알리고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남성 역시 외모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생겨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는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심각한 외모 지상주의로 외모가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실력으로 평가받는 요즘, 내면의 가치를 높이기 보다는 모두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 꾸미기에 혈안이 돼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형수술을 위해 피부과, 성형외과를 찾는 남성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모 성형외과 원장은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남성들 역시 성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남성들뿐만 아니라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수술을 하려고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눈매 교정술, 안면 윤곽술 등 수술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상대의 가치를 평가하는 극도의 집착은 이 시대의 새로운 양상의 물질 만능주의를 보여주는 것만 같다. 우리도 표피만 남은 삶을 붙잡고 아도니스 콤플렉스에서 허덕이는 것은 아닐지 진단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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