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 세상의 소리와 즐거움을 전하다
딜라이트, 세상의 소리와 즐거움을 전하다
  • 이연지 기자
  • 승인 2011.08.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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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소외감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없다. 65세 노인의 삼분의 일, 75세 노인의 절반 이상이 난청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이러한 노인성 난청의 주요 해결책은 보청기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유통구조와 제작방식으로 보청기 시장가격은 평균 150만 원에 달한다고. 소득이 거의 없는 노인들은 어쩔 수 없이 보청기를 구입하지 못하고 불편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바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 난청인의 잃어버린 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딜라이트(Delight)다. 딜라이트의 김정현(가톨릭대 경영 4) 대표(이하 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청기 사업에 뛰어든 대학생 사장님
  사회적 기업은 기존의 자선 단체들과는 달리 적절한 이윤추구를 통해 사회에 지속 가능한 기여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나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인구가 많은 인도, 남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사회적 기업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찾아주고 있다.
  김 대표가 사회적 기업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생이 되어 사회적 기업을 연구하는 ‘넥스터스’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 하면서 부터다. “해외 사회적 기업 사례를 연구하던 중 ‘아라빈드’라는 인도의 안과병원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병원은 수술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춰 수십만 명의 시력을 찾아줬지요.” 김 대표는 아라빈드 병원의 성공사례에 주목해 한국의 아라빈드 병원을 꿈꾸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상대적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보청기 없이 8년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듣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회사 창업을 결심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보청기 판매 가격은 보통 150~200만 원 사이인데 마땅한 수입이 없는 노인들은 선뜻 구매하기 힘들죠. 그래서 좀 더 싼 가격으로 보청기를 제공하고자 ‘딜라이트(기쁨)’라고 회사명을 짓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딜라이트는 주된 고객이 저소득층 난청인이라는 것을 고려해 보청기 가격을 34만 원으로 대폭 낮췄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청각 장애인이 보청기를 구입할 경우 정부에서 보조금 34만 원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보청기는 공공재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돈을 벌기 위한 상품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국내 보청기 시장이 많이 왜곡돼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보청기를 판매하기 위해 김 대표는 표준형 보청기를 개발하고 생산원가와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기존 보청기는 개인의 귓속 모양을 일일이 본떠 만든 맞춤형으로 비용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귓속 모양을 데이터로 분석해 표준 크기로 50~60대씩 대량생산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지요. 또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재고비용을 줄였고 온라인 판매로 유통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싼 딜라이트 보청기를 착용해 본 구매자들의 신뢰가 쌓이면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딜라이트 홈페이지 사용후기 게시판엔 ‘소통’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사용자들의 감사 말이 끊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양로원에 가서 자신감도 얻고 집에서도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사연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한다.

돈이 없어 ○○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 만들기 
  경기도 부천시 가톨릭대학교 창업보육센터 107호실. 33m2(10평) 남짓한 이 사무실이 딜라이트의 첫 보금자리였고 사업 초기에 직원은 7명뿐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딜라이트 본사가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건강보험공단 3층으로 이전하면서 직원도 18명으로 늘어났다. 딜라이트의 회사조직도 경영지원실과 마케팅, 제품개발, 영업부로 세분화됐다. 김 대표는 다양한 사회기관과의 협력 등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중점 계획은 직영점을 8개로 늘리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직접 보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고객만족센터 성격의 직영점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강동점과 강북점, 인천점이 9월 초 문을 열 예정입니다. 덕성여자대학교와 가까운 수유점에서도 곧 딜라이트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딜라이트는 저소득층에게 보청기를 우선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돈이 없어 듣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딜라이트 보청기 사업이 안정되면 저소득층을 위한 틀니 공급 사업에도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딜라이트의 목표가 ‘돈이 없어 ○○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 만들기이기 때문이다.
  딜라이트는 해외 진출도 점차적으로 준비 중이다. 보청기를 생산해서 해외 표준 인증을 받고 발전시키려면 자본투자가 많이 요구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 기여와 함께 영리도 보장되어야 하는 기업이기에 비용면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하지만 김 대표는 “수요는 있지만 정부가 예산 등의 이유로 할 수 없었던 보청기 지원 사업을 우리가 하고 있다는 사명감이 크다”면서 “딜라이트를 성공시켜 사회적 기여와 기업적 이익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김 대표는 이번 학기를 휴학하고 딜라이트 사업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다. “교수님께서도 제 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기에 이해해 주셨다”고 그는 말했다.
  “딜라이트는 보청기만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할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아이템들을 계속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성공의 지름길은 즐겁게 도전하는 자세
  자신만의 사업을 구상하는 청년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청춘의 용기만으로는 쉽지 않은 큰 도전이다. 그는 “20대에게 창업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고 쉽게 가려는 것은 젊음의 특권을 외면하는 것이다”라며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스스로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계획 단계에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라도 일단 해보는 것이 좋아요. 설령 실패로 끝나더라도 인생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배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으니까요. 일단 시도해 보세요.”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영국 버진그룹(Virgin Group)의 경영인 ‘리처드 브랜슨’을 꼽았다. “항상 일을 즐겁게 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딜라이트 사업도 즐겁게 하면 세상에 즐거움을 주는 기업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도전, 창조, 참여,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딜라이트는 ‘돈이 없어 ○○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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