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문예상 소설부문 심사평
학술문예상 소설부문 심사평
  • 윤지관(영문) 교수
  • 승인 2003.11.23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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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분야의 이번 투고작은 모두 15편에 달했다. 아주 많다고는 할 수 없고 더구나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작품들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예년에 비하면 상대적인 풍년이라 해도 좋겠다. 하여간 조금씩이라도 소설창작을 시도하는 학생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을 기대하면서 올해 투고작들에 대해서 간단히 평한다.
 늘 그렇지만 이번에도 아직 낮은 단계의 습작에 해당하는 작품들이 많이 투고되었다. 글쓰기는 훈련이 좀 되었다고 보이는 투고작 가운데서도 아직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말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소설쓰기의 기본은 역시 구성력과 인물묘사력이라 할 수 있는데, 이같은 기본을 제대로 터득하고 어느정도 구사했다고 여겨지는 작품이 거의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한번 소설을 써보겠다고 나선 이상, 개인적인 감상을 표현하는 데 치중할 것이 아니라, 사건과 인물을 소설적인 구도에 맞게 배치하고 그려내는 훈련을 겪어내야 할 것이다.
 투고작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습이 된 작품들로는 <가출>, <두 달간의 부상>, <위로>, <시 쓰기에 대한 고찰>, <내일을 꿈꾸는 아이> 등 다섯 편 정도였다. 이 가운데 <가출>과 <두 달간의 부상>은 둘 다 꽤 긴 작품으로 가족관계의 위기와 그 극복을 다루고 있는 공통점도 있는데, 역시 문제를 객관화시키고 사건들을 구성해내는 힘이 아직은 모자랐다. <위로>는 실연의 상처와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병치시키면서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점이 사줄 만하나, 위 두 작품의 문제점을 뛰어넘지는 못하였다. 이들에 비하면<시 쓰기에대한 고찰>은 객관화의 능력에서나 주제에 대한 집중력에서나 훨씬 우월하였다.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욕망과 되풀이되는 좌절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이 여실하게 그려진 것도 이 때문이며, 여기에 풍자적이고 희극적인 문체도 큰 몫을 하였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시' 자체의 의미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고찰이 드러났다면 좋았을 것이고, 더 깔끔하게 다듬을  부분도 없지 않으나, 당선작으로 추천하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내일을 꿈꾸는 아이>는 내용에 별 깊이는 없지만,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개의 투고작들과는 달리 개관화된 시점이라든가 후반부의 반전 등 단편소설의 묘미를 어느 정도 살리고 있어서 가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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