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문화에 예술을 입히다
시위 문화에 예술을 입히다
  • 이연지 기자
  • 승인 2011.09.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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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1인시위는 이색적인 의견 표출 방법으로 언론에 소개됐었다. 하지만 요즘은 번화가에서 피켓을 들고 홀로 서 있는 사람과 마주치는 것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벌이는 1인시위가 하나의 사회적 문화코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1인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각각 개인적인 절박한 사정으로, 또는 사회의 부조리한 상황을 알리고자 용기를 내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 이런 1인시위를 전문적으로 조직하고 지원하는 ‘1인시위닷컴(1demo.tistory.com)’이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1인시위닷컴 공동대표 이창현(국민대 언론정보) 교수(이하 이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1인시위닷컴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시위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1인시위닷컴은 시민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1인시위의 주제와 장소, 메시지를 제안하면 그 가운데 소중한 것을 골라 1인시위를 조직하고 지원한다. 1인시위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기존의 시위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도록 시각적으로 호소력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게 됐다. 되도록 재밌게,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마치 하나의 퍼포먼스나 놀이를 보는 것 같이 느끼도록 의도했다.

임옥상(임옥상 미술연구소 대표, 공공미술)화가, 양은주(서울대 미술대학원)씨, 이 교수는 1인시위닷컴의 공동대표다. 1인시위닷컴을 만들게 된 배경과 1인시위닷컴이 실현하고 싶은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지난 5월에 ‘소셜 큐레이팅’ 그룹을 만들었다. 소셜 큐레이팅은 스스로 큐레이터가 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관찰, 기록, 발굴하는 작업을 말한다.우리 셋은 사회를 바꾸는 역할로 소셜 큐레이팅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고 첫 번째 ‘소셜 큐레이팅’이라는 의미에서 1인시위닷컴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언론은 우리사회의 모세혈관과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를 미디어에 전달해 특정집단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대강 사업 문제, 용산사태같이 계속 회자되고 있는 문제들이 있지만 보수언론은 이를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 1인시위닷컴은 보수언론이 다루지 않은 비판적이고 대안적인 사회적 의제를 발굴해 사회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인시위닷컴을 기존 매스미디어와 대립구조에서 봤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용기도 필요하고 개인 신상과 일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직접 1인시위를 하셨는데 시위하는 동안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인간은 정치적 인간과 실존적 인간이라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코너에서 남녀 간에 서로 헤어지는 순간에도 짜장면을 시켜야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인간은 모두 정치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에 관심을 갖거나 1인시위같이 사회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에 동참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1인시위에 대해 냉소적이고 무관심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1인시위닷컴’은 현재까지 총 7번 시위를 했다. 어떤 방식으로 시위를 해왔는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시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미군부대 앞에서 시위할 때 상당히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단지 미군의 불법적 행위를 고발한다는 의도였으나 미군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반미운동 하는 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약간 주저스럽기도 했다. 또 ‘군부대’라는 특성상 민간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정부가 진정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미디어는 제대로 된 전달과 비판이 부족했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 시위를 2인 이상이 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이 1인시위를 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한 점이 있는가
  1인시위는 개인이 1인 미디어가 돼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새로운 미디어 방식이다. 2명 이상이 모여 집회를 할 경우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1인시위는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활발한 1인시위 문화는 사회의 대안적 가치를 발굴하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은 예술적으로 승화된 1인시위를 통해 직접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독시위’는 1960~1970년대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에 민주주의와 정의 실현을 갈구하는 대한민국 시민이 선택한 저항의 방법이었다. 2000년대 이후 에는 ‘1인시위’라는 말로 자리 잡았는데 과거와 비교했을 때 시위의 양상이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는가
  ‘변화’라고 하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개인이 이슈를 만들고 뉴스를 생산하는 1인 매체시대가 열렸다. 개인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슈를 만든다는 점에서 1인 시위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맥이 닿아 있다. 특히 1인시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파급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1인시위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경우 대규모 시위 못지않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무관심에서 벗어나 1인시위의 주체로 나서는 적극성을 갖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 1인시위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자신이 직접 나서기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1인시위 아이템’에 대한 의견을 남겨도 좋다. 선정된 아이템은 전국 각지의 시민들의 자발적으로 참여해 대신 1인시위를 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를 타고 전달되는 메시지는 사회적 의제로서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1인시위는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키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1인시위가 활성화될 때 소통의 자유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젊은이들도 1인시위에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퍼포먼스로, 영화로 다 기여할 바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란다. 1인시위 닷컴은 1인시위를 벌이는 사람들간 네트워킹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연결자 역할을 할 것이다.

  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소통구조 문제점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주 접할 수 있었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1인 시위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군가 절박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외면하지 말고 일단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도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1인시위를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바위에 깨진 계란의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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