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나노를 바르다
화장품, 나노를 바르다
  • 김노수 영동대 화장품과학과 교수
  • 승인 2011.09.19 1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장품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꿈과 희망을 주는 이미지 상품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화장품의 효능과 효과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산업사회 발달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과 증가하고 있는 고령화 인구, 높아진 소비자의 의식수준 때문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근래 화장품계에서는 미백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 선크림 등에 최첨단 나노기술을 이용한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나노캡슐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화장품의 역사
  우리나라 화장품 역사는 1930년대에 ‘동동 구리무’라 불렸던 크림형태의 화장품에서 시작한다. 1960년대에 유화와 가용화기술이 도입되면서 스킨, 로션 등이 만들어졌지만 기초 화장품을 흉내내는 정도의 걸음마 수준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은 197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소비자들의 소득수준과 의식수준이 향상되면서 화장품에 대한 요구수준도 매우 높아지고 다양해졌다. 그 결과 미백과 주름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으며 지방분해 목적의 화장품과 마치 화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BB크림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또한 1980년대 후반 전 세계적인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여과 없이 자외선이 통과하면서 자외선이 사람의 피부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관심거리가 됐다. 그 결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화장품에 대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게 됐다.

화장품의 피부흡수 효과, 나노기술로 향상되다
  최근 나노기술이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면서 화장품 산업을 한층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나노’는 길이 단위로써 1 나노미터는 10-9 미터를 의미하는데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크기다. 나노기술을 화장품 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피부흡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화장품 업계와 학계에서는 ‘화장품 유효성분들의 피부흡수’에 대한 연구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화장품일지라도 유효성분들이 피부 속으로 흡수되지 않는다면 그 효과가 반감되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피부의 표피층뿐 아니라 진피층까지 침투시킬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화장품 성분의 피부 흡수가 일어나는 경로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각질층의 피부를 통과하는 경로와 한공(땀구멍)과 모공(털구멍) 등 부속기관을 통과하는 경로다. 나노기술과 화장품의 접목은 주로 한공과 모공을 통과하는 경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공과 모공의 크기는 대략 70나노미터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 원료의 크기가 70나노미터 이하일 경우 이론적으로 피부흡수가 잘 이루어 질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 속 나노기술

나노입자가 포함된 자외선차단제 도포사진
  나노기술은 미백 화장품과 주름개선 화장품에도 응용되고 있다. 에멀젼(물 속의 기름입자 혹은 기름 속의 물입자)의 크기를 나노화시켜 피부흡수율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미백과 주름개선 화장품보다 자외선 차단 화장품에 대한 나노기술 응용이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자외선 차단 화장품 원료들의 특징에서 기인한다. 자외선 차단제 원료로는 ‘자외선 흡수제’와 ‘자외선 산란제’가 있다. 자외선 흡수제는 화장품에 용해된 상태로 존재하며 강한 자외선 에너지를 흡수해 낮은 에너지 빛으로 바꿔줌으로써 피부에 해가 되지 않게 한다. 자외선 산란제는 화장품에 미세한 분말로 분산된 상태로 존재하면서 자외선을 반사시켜 피부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반 화장품에서는 화장품 원료가 피부에 잘 흡수되지 않아 고민인 반면 자외선 화장품에서는 자외선 흡수제가 피부에 흡수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외선 흡수제의 본래 역할이 피부에 흡수되지 않고 피부 표면에 남아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지만 생리학적 특성상 피부흡수를 통한 인체의 해로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티탄과 산화아연 같은 자외선 산란제는 자외선 흡수제보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지만 피부의 백탁 현상으로 인해 미적 효과를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자외선 산란제 입자 크기는 수십 마이크로미터(10-6 미터)지만 100나노미터 이하로 나노입자화 된 자외선 산란제의 경우 자외선 차단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고 백탁 현상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나노입자화 된 자외선 산란제는 이러한 개선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에 대한 반론이 만만치 않다. 피부침투를 통한 중장기적인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품 안정청(FDA)조차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개선이 필요한 나노입자화 된 금과 은

나노골드가 포함된 크림
  나노입자화한 금과 은 등의 귀금속류는 주름개선과 항균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금과 은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금속으로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금과 은을 나노화할 경우 물리·화학적 성질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금은 일반적으로 황금색이나 20나노미터가 되면 빨간색으로 변하는 사실을 예로 들 수 있다. 나노입자화한 금과 은이 인체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사용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반도체와 전자제품, 인쇄잉크 등을 사용하는 것은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식품 또는 화장품의 경우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08년 호주와 뉴질랜드는 나노화한 원료를 식품과 화장품에 사용할 때 반드시 성분을 표기하도록 법제화했다. 예로 금을 사용했을 경우 ‘일반 금가루’인지 ‘나노입자화한 금가루’인지를 구별해서 표기해야 한다.

 

발전이 기대되는 나노기술과 화장품의 융합
  이렇듯 화장품 산업은 생명과학 및 나노과학을 기초로 타 분야의 학문과 융합해 발전하면서 기존 나노기술의 문제점들도 지혜롭게 해결해 더욱 진화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전 세계적인 한류열풍에 힘입어 우리나라 화장품의 위상 또한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소비자들이 더욱 아름다워지고 싶고 좀 더 젊어 보이고 싶은 욕망에 대해 조급해 하지 않으며 검증된 기술 및 원료가 사용된 화장품을 선택하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  마음과 영혼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