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쓰여진 기사
쉽게 쓰여진 기사
  • 이경라(국어국문 3) 모니터 요원
  • 승인 2011.09.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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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덕성여대신문 제589호에 실린 기사들은 쉽게 쓰여졌다. 그러므로 이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12면 중 3면을 차지하는 보도는 참으로 경악스러웠다. 1면에는 뜬금없이 평생교육원의 역사를 읊었으며 복수·부전공 신청을 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꽤 큰 지면을 소요했다. 사실 학우들이 궁금한 것은 왜 몇몇 학과에서는 복수·부전공 신청을 받지 않는지, 어떤 학과는 왜 일반 신청기간과는 별도의 신청기간을 두고 있는 것인지일텐데 이에 대한 설명은 없고 교칙에 명시된 것만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2면 ‘베스트 티칭상’ 관련 기사는 불과 몇 달 전인 6월에 특집 전면 인터뷰 기사로 실었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재탕을 해먹는 ‘독자우롱사태’가 발생했다. 도서관 행사 기사는 행사 내용이 정리가 되지 않아 정보성 기사의 나쁜 예를 보여줬다. 3면 메인 보도는 대학과 미화원들의 이야기만 듣고 논란의 중심인 용역회사 측과는 접촉해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는 기사였다. 그 옆의 <기획>이라는 꼭지명이 달린 기사는 ‘대책없다’라는 말밖에는 못 하겠다.

  전체적으로 보도기사들은 학우들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학우들의 의견은 자유게시판과 듈립에만 의존하고 있고 발로 뛰어 학우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기사가 기자들 사이에서만 언급되는 문제처럼 비춰지고 있다.   기획기사들에서는 저번 호에 이어 부족한 취재가 가장 문제였다. 대학기획은 취지는 좋았지만 기사로 드러나지 못했다. 정리가 잘 돼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재미나 감동을 주는 것도, 끓어오르는 감정도, 아무것도 없는 기사였다. 문화기획은 필자가 영상학 교수보다는 문화비평가나 평론가의 따끔한 지적이나 더욱 참신한 방안을 들어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인터뷰 기사는 1인 시위와 대학사회와는 연결고리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웠고 가만히 서있는 인물조차 제대로 사진에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에 혀를 찼다. 사회기획은 중요한 사회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집중시키지 못해 참 고루하고 재미없었다. 너무나 분명하게 기자가 취재를 안 했다는 느낌을 받아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지에 대해 묻고 싶다. 또한 이 기사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면 망설임 없이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도 묻고 싶다. 취재 안 하는 기자여, 신문이 만만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글을 게재한다는 일은 두려운 일이고 해낸다면 용기있는 일이다. 내 이름을 건 이 기사에 당신을 걸어야 한다.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코다치게 될 것이니 제발 취재를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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