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음악의 저편, 꿈의 공장
아름다운 음악의 저편, 꿈의 공장
  • 김수경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창작지원팀장
  • 승인 2011.09.1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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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마음에 담은 음악 한 곡 쯤은 있을 것이다. 유행가부터 어느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울려 퍼지던 사운드 트랙까지. 실없이 웃음이 나거나 마음이 저려오고 아련해지는 마음속 신비 체험. 하지만 정작 ‘우리를 울게도 만들고 웃게도 만드는 이 음악은 누가 만들었을까?’를 고민해 본 이는 많지 않다. 화려한 연주자 외에 이 노래 한 곡에 자신을 바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가늠할 이유와 동기가 없다. 그러나 내가 듣고 있는 이 연주에 자신의 노동을 바친 사람이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도 받지 못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는 이 음악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번 달 1일 개봉한 김성균 감독의 <꿈의 공장>은 (주)콜트-콜텍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콜트-콜텍은 1970년대에 설립돼 자체 브랜드 기타와 해외 유명 기타 브랜드 하청 제작 등으로 세계 기타시장 점유율 30%라는 엄청난 사업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콜트-콜텍의 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 유기용제 노출에 따른 기관지 질환 등과 폭언, 폭행, 성추행 등 물리적·정서적 피해로 인권마저 제한된 삶의 나락으로 추락했다. ‘인간답게 일하고 싶다’는 노조의 요청에 귀를 막고 사업장 폐쇄와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결과 사업은 타국까지 확장됐고 사업주는 국내 부자 순위 120위에 올랐다. 대다수의 노동자들에겐 지옥이었던 공장이 사업주에게만 꿈의 공장이 된 것이다. 수년간 계속된 투쟁과 법적 노력 끝에 해직 노동자들은 2008년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고 2009년 해고 무효확인 소송에서도 해고가 부당하다는 확정이 내려졌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해직 노동자들의 복직 처분에 대한 대화를 거부한 채 아직까지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태다. 


  자, 이것이 어쩌면 지금 당신의 손에 들려있거나 당신의 귀를 간질이고 있을 기타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기타를 만들어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하고 소박한 자신의 가정을 일구겠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꿈. 그 꿈을 짓밟으며 세워진 탐욕스런 꿈의 공장. 더이상 그들의 기타에서는 아름다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귓전의 음악 뒤에서 그들은 무엇을 꿈꿨고 또 어떻게 무너졌을까. 이제는 우리가 그들의 꿈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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