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과 폐강의 의미
수강신청과 폐강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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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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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하게 쏟아지던 비처럼 끝이 보이지 않던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그 끝자락을 보이는 와중에 계절은 가을을 시작하고 대학 캠퍼스들은 2학기를 시작했다. 이와 같이 학기를 시작하는 과정의 가장 선두에 수강신청이 있다. 이는 전공과목과 교양과목 그리고 본인들의 선택에 따라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을 위해 필요한 과목들을 자신들의 일정에 맞춰 선택하는 것으로, 대학 재학 8학기 동안 8번을 꼬박 진행해야 하는 과정이다.

  또한 이전과 달리 복수전공·부전공 제도가 잘 구비되어 요즘의 대학생들은 본인의 전공 외 선호도 내지 졸업 후 진로결정 등을 고려해 다양한 과목들을 수강하고 대학 생활을 풍부하게 꾸려갈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더욱이 이는 근간 ‘반값 등록금’이라는 것이 범국가적 논란이 될 정도로 녹록치 않은 등록금을 지불하고 대학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속된 표현으로 ‘본전을 톡톡히 뽑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즉 수강신청을 잘만하면 비싼 등록금이지만 제대로 본전을 뽑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매 수강신청 시기마다 자유게시판 등을 살펴보면 늘 나오는 이야기들이 “OO과목 인원 늘려주세요” “꼭 듣고 싶었는데 왜 폐강인가요” “지금 18명인데 교양 폐강 기준은 몇 명인가요” 등이다. 실제 수강인원(2011년 2학기 기준 교양 20인, 전공 10인) 미달로 한 학기에 폐강되는 과목이 적지 않고, 이들 과목을 수강신청 한 학생들이 항의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언제 개설과목이 폐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과 차원에서는 외부강사를 섭외할 경우 적극적으로 유능한 강사를 섭외하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학교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과목의 경우 폐강과 같은 단호한 조치를 취해 원활하게 운영을 할 의무가 있다. 근간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도 이와 같은 효율적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은 대학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대학교는 효율적 운영을 우선해야 하는 경영의 현장이라기보다, 제1차적 존재 목적이 학문연구를 위한 기관이다. 따라서 대학 운영을 위해 이뤄지는 일련의 정책 내지 조치들은 구성원들의 학문연구에 도움이 되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 생각한다.

  그러하다면 ‘교양 20인, 전공 10인’ 이라는 폐강 기준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한 원칙인지 의문이다. 9명이 신청한 전공과목을 기준 미달로 폐강하는 것이 과연 우리대학의 학문연구기관으로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19명이 신청한 교양 과목을 기준 미달로 폐강하는 것이 학생들의 소양개발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즉 9명의 학생들과 19명의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이 적정한 기준에 의해 저지됐는지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제시돼 과목을 개설한 교수와 그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수긍할 정도가 돼야 할 것이다. 이제는 대학교의 학문연구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 효율적 운영을 위한 길을 다같이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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