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와 유로화의 미래
유럽의 재정위기와 유로화의 미래
  • 고상두 연세대 SSK 지속가능한 역동성 연구팀장
  • 승인 2011.09.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의 유로화 도입
  독일은 유로화 도입 당시 반대 입장을 취했다. 독일국민에게 마르크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화폐였고 라인강의 기적을 가져왔으며 독일통일을 이룩한 원동력이었다. 동독 주민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 “마르크화가 우리에게 오지 않으면 우리가 서독으로 가겠다”고 외쳤다. 이처럼 마르크화는 독일의 강한 국력을 상징했다.

  독일은 유로화 도입 당시 반대 입장을 취했다. 독일국민에게 마르크화는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화폐였고 라인강의 기적을 가져왔으며 독일통일을 이룩한 원동력이었다. 동독 주민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 “마르크화가 우리에게 오지 않으면 우리가 서독으로 가겠다”고 외쳤다. 이처럼 마르크화는 독일의 강한 국력을 상징했다.


  프랑스는 독일의 통일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유로화의 도입을 요구했다. 통일독일이 유럽대륙의 강자로 부상해 이웃국가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독일을 묶어둘 필요를 느낀 것이다. 독일은 통일의 대가로 오랫동안 신뢰해 온 자국 화폐를 포기했다. 당시 독일연방은행장과 다수의 국민은 유로화의 도입에 반대했다.

유럽이라는 수레
  유럽통합은 신기능주의적 접근법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 신기능주의는 제도화의 역할을 중시한다. 산꼭대기에 있는 지역통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상으로 올라가는 유럽이라는 수레가 산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진전할 때마다 수시로 제도라는 쐐기를 박아뒀다. 통합의 심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조약으로 명문화했고 필요한 제도와 기구를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세동맹, 공동시장, 단일화폐 등이 생겨난 것이다. 수레가 뒷걸음치더라도 최소한 가장 최근에 박은 쐐기에는 걸리도록 한 것이다. 유로존이 붕괴한다는 것은 이러한 쐐기가 뽑히는 일이다.

유럽연합의 위기, 그리고 세 갈래 길
  현재 재정위기를 직면하고 있는 유럽연합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갈래다. 첫 번째는 통합의 후퇴다. 국가부채가 많아 유로화의 안정에 부담이 되는 회원국을 축출하는 길이다. 이러한 선택은 유로존의 축소를 의미한다. 이혼 후 재결합이 쉽지 않은 것처럼 축출된 회원국이 다시 복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잔류국가에게도 타격이 크다. 유로화가 평가 절상되고 수출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통합의 제자리걸음이다. 유로존이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도의 위험에 처한 국가를 계속 돕는 것이다. 사실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이 그리스, 이태리, 스페인 등과 같은 부도위기의 국가로부터 국채를 가장 많이 매입했기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파산하게 되면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세 번째는 통합의 가속화다. 화폐는 단일화됐는데 재정정책은 각 회원국이 독자적으로 집행해 화폐의 안정성이 침해됐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회원국의 예산권을 제한하는 공동의 재정정책을 실행하는 일이다. 하지만 공동재정정책은 회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개혁이기 때문에 이론적 처방은 훌륭하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 이러한 개혁을 제안하고 있는 독일에게 그리스 국민들은 “재정 제국주의”라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현재 유럽연합은 두 번째 길을 걸으면서 첫 번째 길을 곁눈질하고 있다. 즉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돕고 있지만 이들 국가들을 축출할 경우 발생할 득실을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독일은 유로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독일은 그리스에게 여러 차례 재정적자의 해소를 요구했다. 이에 그리스는 사회복지의 축소, 국유재산의 매각 등 많은 조치를 약속했으나 국민의 반대 등으로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독일에서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하는 것이 유로존을 살리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 선거에서 다섯 차례 연속 패배한 메르켈 수상은 국민의 혈세로 부도위기에 처한 이웃 회원국을 계속 돕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게다가 스페인과 이태리는 독일에게 너무 큰 부담이다.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하면 이들 두 나라는 그리스의 비극을 따르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재정적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진보 혹은 후퇴, 유럽연합의 두 바퀴
  유럽통합 60년의 역사는 늘 전진과 후퇴로 점철되었다. 1970년대 석유파동과 세계경제의 위기로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유럽통합은 경제위기가 극복된 이후에 크게 도약해 오늘날의 수준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유럽연합의 수레에는 두 개의 바퀴가 있다. 하나의 바퀴는 수레를 산 정상으로 밀어올리는 진보의 바퀴고, 다른 하나는 수레를 산 아래로 끌어내리는 후퇴의 바퀴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통합이 일시 후퇴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될 것이다. 유럽통합에 대한 열정을 지닌 유럽인들이 현재의 역경을 극복하고 가까운 장래에 유럽합중국을 건설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서현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강수경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이서현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