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래된 약속’을 실천할 때
이제는 ‘오래된 약속’을 실천할 때
  • 김영숙(불어불문 86) 동문
  • 승인 2011.10.10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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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동생이 지난 6일 네팔로 떠났다. 5년간 선교활동을 하기 위해 가족들을 떠나 홀로 선교지를 향했다. 20여 년 전 노동운동을 하러 지방으로 가던 나에게 “가지 말고 제발 같이 살자. 가족인데 왜 언니만 혼자 떠나냐”면서 울며 매달렸던 동생이다. 그 동생이 이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떠난 것이다.

  동생이 주고 간 기도 편지엔 이런 말이 있다. “가난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글보다 밥이 급한 아이들이 학교가 아닌 일터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매매에 희생당하는 여자 아이들의 가슴 아픈 현실이 저를 네팔 서부지역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상처와 아픔이 많은 네팔 여성들이 치유와 회복의 은혜를 누리고 그들의 영적 성장을 돕는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원합니다”라고. 

  이 글을 보는 순간 가슴이 툭 내려앉으며 걱정이 되는 한편 어느새 큰 일을 감당할 만큼 성장한 동생의 대견한 모습에 흐뭇한 마음이 생겼다. 그와 동시에 우리 덕성을 만든 차미리사 선생님이 생각났다. 차미리사 선생님의 처음 시작은 어땠을까.

  차미리사 선생님은 “가난한 집 여식, 청상과부, 소박떼기, 남편있는 부인도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여성 중에서도 배움의 기회에서 소외된 가정부인에 주목해 전국 순회 강연회에서 모은 성금으로 부인야학강습소 ‘근화학원’을 설립한다. 여성이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려면 경제적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믿었기에 이론교육보다는 실천교육을 강조했다. 근화학원은  덕성여대의 뿌리다.

  이에 우리대학 총동창회는 지난 2009년 5월 총동창회 창립 40주년 기념축제에서 나눔프로젝트 ‘오래된 약속’ 발대식을 했다. ‘오래된 약속’의 약속은 차미리사 선생님의 창학이념을 실천하는 것으로 선생님께서 이루고자 했던 정신이다. 그녀의 노력으로 세워진 덕성여자대학교에서 공부를 한 우리가 ‘나눔의 실천’으로 그간 받은 혜택을 다른 이들에게 돌려주려 한다. 살아가기도 급급해 교육의 기회가 없는 저개발 국가의 청소년 여성 및 성인 여성들에게 생계비와 교육비를 지원하면서 그들이 여성리더로 커 나갈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것이 차미리사 선생님의 오래된 약속을 실천하는 일이다.

  오래된 약속은 총동창회가 이제 다시 약속을 실천하려고 한다. 먼저 1,004명의 기부천사를 조직하고 12월부터는 지원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절실히 요구하는 사업이다. 덕성인뿐만 아니라 약속의 내용에 동의하는 그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주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 사업을 통해 차미리사 선생님의 숨결을 느끼며 오래된 약속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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