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나를 마주하는 길을 묻다
내안의 나를 마주하는 길을 묻다
  • 이연지 기자
  • 승인 2011.11.09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나운서의 꿈을 향해 자신의 목표를 확고히 정하고 한걸음 한걸음 뚜벅뚜벅 걸어간 사람이 있다. 바로 YTN 아나운서 이승민(영어영문95) 동문이다. 대학 졸업 후 2003년도 YTN 아나운서 공채 8기로 방송생활을 시작한 그녀로부터 아나운서로서 겪은 치열한 삶과 방송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방송국에 입사한 이후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평소 내성적인 성격인데 방송을 하면서 조금씩 변한 것 같습니다.뉴스 속보가 들어왔을 때는 차분함이 필요하거든요. 이런 훈련과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변화된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물론 지금도 방송을 할 때면 매번 긴장되고 떨립니다.그런데 ‘온에어’ 불이 들어오는 순간 내가 이 시간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 항상 새롭고 뿌듯했어요. 이렇게 자신감이 늘면서 어느 순간 방송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구나’하고 깨달았죠.
  하지만 일과 두 아이의 엄마 역할도 병행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듭니다. 또 YTN은 24시간 생방송이기에 항상 대기해야 하고 언제 어디서든 전화벨이 울리면 즉시 받아야 해요. 그래서 온전히 저 자신만을 위해 투자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좀 안타깝습니다.

 뉴스를 진행할 때 특별히 신경을 쓰거나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앵커 멘트’요. 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을 전하기 앞서 아나운서가 짧게 소개하는 것을 앵커 멘트라고 합니다. 중요한 부분이죠. 한자나 전문용어가 많아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힘있게 전달하기 위해 앵커 멘트에 대해 많이 고민합니다.
  또 뉴스 대담에서 인터뷰 할 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부분은 질문을 던져놓고 상대방이 말하는 동안 다음 질문을 생하는데요, 상대방의 대답에서 다른 질문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상대방과 눈을 맞추려고 해요. 그러면 상대방도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카메라 앞이지만 방송이 아닌 것처럼, 상대방이 편안하게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방송국 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어린 시절을 지방에서 살았기에 사투리가 익숙했어요. 영어도 많이 들어야 실력이 늘듯이 라디오를 들으면서 표준어를 열심히 익혔습니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외출하고 집에 혼자 남게 될 때면 방송 진행자처럼 흉내를 내보기도 했습니다.저에겐 마치 하나의 놀이였다고 할까요?
  대학 시절에는 영어방송을 청취하면서 공부하는 ‘굿모닝 팝스(GMP)’라는 연합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동아리 선배와 동기들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또 대학생활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관심분야의 특강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꼭 들었습니다. 각 나라의 문화원에서 상영하는 영화 감상도 자주 했죠.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방송을 이해하고, 적응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YTN 뉴스편집부 피디로 활동하고 있는데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 건가요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의 뉴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뉴스가 시작되면 스튜디오에서 아나운서들에게 콜 사인(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전파 호출 부호)을 줘요. 또 사전에 큐시트(뉴스진행표)를 작성해 기사의 순서를 배열하고 수정을 거칩니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뉴스가 되길 바라요.지금 하고 있는 편집부에서의 경험들이 아나운서 일에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한 예로, 아나운서 시절에는 스튜디오에서 피디의 콜 사인을 듣기만 했지만 직접 피디가 되어보니 만약에 발생할 사건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어요.
  시청자들로부터 ‘방송 좋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한마디에 여러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했다’ ‘수고했다’는 칭찬, 그리고 제 업무에 대한 인정과 응원을 받는 것 같아 기쁩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전히 여대생 소망 직업 1위는 아나운서 직종이 차지하고 있는데, 다들 이 직업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방송국에 입사하기 전 방송에 대해 알고 있던 지식과 막상 입사한 이후에 느끼는 현실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거든요.지금도 아나운서실에는 많은 아나운서들이 있습니다.그런데 그 중에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나 얼굴이 알려진 아나운서는 손에 꼽힐 정도죠.진정으로 방송을 좋아하는 사람은 작은 프로그램 하나를 맡더라도 감사하면서 진행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서 더 큰 성취를 이룰 가능성을 가진 인재들이 별 고민없이 고소득과 안정성만을 고려해 취업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부모님의 기대와 사회 분위기, 친구들 사이에서 얘기하는 트렌드 같은 것들은 모두 잊고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알은 스스로 깨면 생명이 되지만 남이 깨면 요리감이 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내 삶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노트에 자신의 꿈과 적성을 적어보세요. 답은 그 안에 있습니다.
  만약 아나운서 직종을 선택한다면 방송 화면에 비춰졌을 때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인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을 보는 마음이 따뜻하고 사회를 보는 시각이 공평해야 합니다. 아나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생각들이 말을 통해 그대로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되거든요.

  선배로서, 방송 분야 종사자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은 이승민 동문은 후배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중요하다는 충고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할 때 어느 순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 남과 속도경쟁을 하는 대신 자기 자신과 ‘밀도경쟁’을 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