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현실적인 관계를 위해 SNS를 거스르다
보다 현실적인 관계를 위해 SNS를 거스르다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1.11.09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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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단어에 ‘반대하는, 좋아하지 않는’이라는 뜻을 가진 ‘안티’라는 단어가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티팬이나 노화 방지를 위한 안티에이징 등의 단어로 표현된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삶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를 벗어나려는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기존 SNS와 달리 긴밀한 인맥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문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 왜 이런 문화가 생겨난 것인지 알아보자.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등장
  전 세계 SNS 이용자 수가 15억 명을 넘어섰고 현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SNS는 더 이상 개인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버렸다. 여론을 형성해 대규모 시위의 시발점이 되거나 선거의 당락을 좌지우지 하는 등 SNS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에선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는 새로운 문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온라인을 통해 맺은 친구들과의 관계 단절을 지향하고 기존 온라인 공간에 남겼던 흔적을 지우는 것을 도와준다. 또한 더 이상의 인맥 확장이 아닌 현재 보유 인맥 강화와 사생활 보호에 초점을 맞춘다. SNS가 지배적인 요즘,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등장한 원인은 무엇일까?
  SNS의 급성장 뒤에는 개인의 사생활과 정보 유출에 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몇 달 전 국내 SNS를 대표하는 한 회사에서 3,500만 건의 개인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뜻하지 않게 자신의 신상이 공개돼 각종 피해를 입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만큼 인맥관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도리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만남의 장을 기대했지만 SNS의 단점이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면서 안티 소셜 네트워크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이미 다양한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어보이드(www.avoidr.org)’는 만나기 싫은 사람을 피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보이드에 접속해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회피 리스트에 등록하면 그 인물의 동선을 바로 파악해 피할 수 있다.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SNS 계정을 모두 삭제해주는 ‘세푸쿠(www.seppukoo.com)’도 있다. 페이스북 계정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SNS 계정을 삭제해준다. ‘자살기계(www.suicide machine.org)’는 SNS와 단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자의 인맥을 모두 정리하고 온라인 공간에 남겼던 흔적을 말끔히 지움과 동시에 사용자 이름과 암호까지 바꿔버리면서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 만든다. 최근에는 ‘패스’라는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어플도 생겼다. 패스에는 등록할 수 있는 친구 수가 50명으로 제한돼 있으며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일체 존재하지 않는다. 서로의 글이 퍼져나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일방향적 소통만 가능할 뿐이다.
  이러한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온라인을 벗어나 다시 현실로 돌아가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IT평론가 안병도 씨는 “사회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볼 때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움직임은 당연한 일이다”며 “하나의 사회적 선택과 의견으로써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그러나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등장이 새로운 네트워크 문화의 탄생이라는 긍정적인 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깊은 인맥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탈 네트워크를 지향하지만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역시 온라인상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기존 SNS와 다를 바 없다.
   IT평론가 안병도 씨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역시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문제점이다. SNS가 인간적 삶에 방해가 된다면 보다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고 깊이를 주는 소통방법을 고안해서 제시해야 한다”며 “또한 SNS가 진정한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친화수단을 실천해보여야 한다”고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행복을 찾는 종족이며 관계를 욕망한다. SNS는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쉽게 충족시키고 관계의 폭을 넓혀준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맺고 끊음이 너무 쉽게 이뤄지면서 진심어린 소통에 한계가 생기고 있다. 안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등장이 진심이 바탕이 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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