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서만 살아가다
달빛 아래서만 살아가다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1.11.0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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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적인 일상과 일에 치여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러다 가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 숨이 탁 트이면서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것을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평생 맑은 하늘을, 태양을 볼 수 없다면 그 삶은 어떨까?
  영화 <태양의 노래>의 여주인공 카오루는 태양을 보지 못한다. 태양 빛에 노출되면 피부병이 악화되는 희귀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잠든 밤에야 시작되는 카오루의 하루는 인적 없는 조용한 광장에서 기타를 치면서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르는 일상으로 채워진다. 그런 카오루에게 음악 외에 힘이 돼주는 존재가 또 있다. 바로 자신이 매일 창문 너머로 지켜보는 코지다. 태양 아래서 서핑을 즐기는 코지와 태양을 볼 수 없는 카오루. 태양 아래서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두 사람이지만 그들은 순수하면서도 따뜻한 사랑을 나눈다.
 

  카오루가 앓고 있는 병은 얼굴과 손, 발 등이 햇빛을 받아 피부가 붉어지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반점이 생겨 피부가 말라 위축되거나 악성 종양이 생기는 ‘색소성 건피증’이다.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이유나 전공의는 “색소성 건피증은 상염색체성 열성유전 질환이며 자외선에 손상된 유전물질(DNA)이 복구에 필요한 효소 결핍으로 회복되지 않아 발병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병에 걸리면 잠깐의 햇빛 노출에도 물집이 생기며 햇빛 과민증이나 피부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또한 청력 소실, 지능 저하가 동반될 수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유나 전공의는 “태양광선 노출을 피하고 광대역 일광 차단제를 사용하는 등의 예방이 최선이다”며 “약물 투여로 암 발생을 저지하거나 지연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발병을 막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코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카오루의 병은 악화된다. 손에 마비가 와 자신이 좋아하는 기타를 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만 카오루는 자신을 위해, 응원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를 향한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카오루는 끝내 세상을 마감하지만 그녀의 노래는 세상에 남아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울려 퍼진다. 꿈을 위한 열정이 바깥 세계와 단절돼 있던 그녀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준 것이다. 낮과 밤이 바뀐 고독한 생활 속에서도, 남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향해 발을 내딛는 카오루를 통해 그녀의 열정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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