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을 돌려다오
내 청춘을 돌려다오
  • 김수경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창작지원팀장
  • 승인 2011.11.10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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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청춘을 돌려다오>. 얼핏 환갑을 훌쩍 넘긴 노장 감독의 영화 인듯하지만 실제 다큐멘터리의 감독은 스물일곱, 그러니까 누가 봐도 쌩쌩한 아직 한창 청춘인 나이다. 스물일곱의 청춘이 청춘을 ‘돌려’달라니. 이건 대체 무슨 소리일까. 누가 그녀에게서 현재를 빼앗았을까.

   스스로를 88만 원 세대라 명명하는 요사이 20대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사치가 돼버린지 오래다. 그들은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살게 해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일마저도 그들을 먹여 살려주지 못하는 것을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어린 나이에 적게 버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꿈으로부터 멀어지면 생활에 가까워질 것이라 희망했지만 이를 악물고 일해도 생활은 점점 어려워만 졌다. 현재의 노고를 담보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아버린 그들은 내일의 풍요가 아닌 지금 당장, 오늘의 생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때문일까. 포기했던 꿈도 이내 조금씩 고개를 드는 것만 같다. 그런데 그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선명히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과 세계, 현재와 미래, 하고자 하는 일과 할 수밖에 없는 일의 총체적 불확실 속에서 자기 고민의 실체와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감독은 이러한 불확실 속에 오랫동안 손에 잡지 않았던 카메라를 들이민다. 수년의 시간 동안 ‘찍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편했던 영화 학도이자 머리핀 가게 직원, 보쌈집 종업원, 마트 식기구 코너 담당자로 살아야 했던 그녀에게 그 카메라 안의 자신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 기록을 마주하는 또 다른 88만 원 세대인 우리에게 이 다큐멘터리는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을 혹은 이 영화를 보고 있을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런 이야기는 이젠 지겹고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벌써 여러 번 이야기되어 왔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제대로 짚었다. 결국 문제는 바로 그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여러 번 지적되었음에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이 이 다큐멘터리의 존재 근거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는 계속 이야기되어야 하며 그래서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가 소중하다.

  스물일곱. 자꾸 뒤를 돌아보며 옛 추억을 곱씹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녀에게 청춘을 돌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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