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에너지 사용실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강의실 독점 사용과도 연관이 깊다. 근무 중 빈 강의실에 켜있는 전등을 끄고 있는 미화원들은 교내 전기 낭비문제에 대해 ‘개인의 독점적 강의실 사용’을 지적하며 “혼자 있을 때 필요한 부분의 전기만 사용하거나 퇴실 시 강의실의 전기와 난방을 끄는 등 학내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책임감이 에너지 절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경비업체 소속 경비원 서주형 씨도 미화원들과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는 “밤에 전체 순찰을 돌면 10~12곳 정도 불필요하게 켜져 있는 전기를 발견할 수 있다”며 “켜져 있는 전기는 우리가 끄면 되지만 간혹 열쇠로 문이 잠긴 경우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대학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차미리사기념관의 모든 강의실에 재실감지 시스템을 도입, 도서관은 중앙관리 시스템과 재실감지 센서를 함께 이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학우들의 개별적 전기 사용 관리까지는 관여하기 힘들다. 이는 교내 에너지 절약을 위해 학우들의 자발적 관리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대개의 강의실이 개별로 전기를 사용하거나 난방을 켤 수 있는 만큼 학우들의 에너지 낭비는 전체 대학 전기 사용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학우들의 에너지 사용 실태는 학생으로서의 권리와 의무사이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익명의 학우는 “학우들이 자신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현재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다만 그만큼의 의무도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용이라는 이유로 학내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의무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대학이 에코캠퍼스를 지향하는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학내 구성원들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더 나은 우리대학을 위해서는 학내 에너지 사용에 대한 학우들의 책임감있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