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의 미학
흔들림의 미학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2.03.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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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나 전쟁영화 또는 액션영화나 공포영화를 볼 때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거나 격정적으로 움직여 마치 자신이 영화 속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효과를 주는 것이 바로 영화의 사실감과 현장감, 생동감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핸드헬드 기법이다.
  핸드헬드 기법은 말 그대로 등장인물이 카메라를 손에 들고 찍는 촬영 방법을 말한다.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지 않기 때문에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한 장면의 가장 큰 특징은 ‘흔들림’이다. 이 기법을 적절하게 잘 사용한다면 영화의 긴박감을 높이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영상을 구현할 수 있어 현장감 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다.

  영화 <블레어 윗치>는 핸드헬드 기법이 가장 잘 나타난 영화로 유명하다.   <블레어 윗치>는 세 명의 영화학도가 200여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블레어 윗치 전설에 얽힌 진실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자 숲으로 갔다가 실종되고, 1년 후 그 숲에서 발견된 그들의 필름을 공개하는 식의 영화다.
  이 영화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발견한 혹은 발견된 영상. 실재 기록이 담긴 테이프를 누군가가 발견해 다시 관객에게 보여주는 ‘척’하는 영화)의 서막이라고 불리면서 그 특성상 등장인물이 직접 촬영하거나 촬영한 듯한 장면, 즉 핸드헬드 기법을 이용해 관객들에게 사실적이고도 심리적인 공포를 전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정체 모를 것에 대한 공포심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마지막 장면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공포에 떨게 만드는, 핸드헬드 기법이 가장 잘 나타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핸드헬드 기법은 <블레어 윗치>의 성공을 시작으로 <클로버필드>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이 됐다. 또한 요즘은 등장인물의 특정한 감정을 극대화하거나 다양한 인물의 복잡한 심리 묘사를 나타내기 위해 잔잔한 멜로나 추리물, 드라마, 광고에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기법을 자칫 잘못 사용하면 화면이 지나치게 흔들려 관객들로 하여금 어지럼증과 울렁증을 유발하게 되고 영화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영화의 사실성을 전달하고 긴장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때로는 관객들에게 방해 요소로 작용하는 핸드헬드 기법.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도 속에서 흔들림의 미학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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