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여성운동,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이수현 기자
  • 승인 2012.03.05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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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8년 미국 뉴욕 시의 루트거스 광장은 1만 5천여 여성노동자들의 울분으로 가득찼다. 그들은 ‘여성’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없었고 시민으로서 선거권도 가질 수 없었다. 그야말로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살던 이들은 1908년 3월 8일, 거리로 나온다.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다. ‘세계 여성의 날’은 바로 이 날에서 유래됐다.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운동의 역사와 페미니즘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여성의 날' 거리행진

 


  여성운동, 그 의미와 시작
  여성은 늘 억압받는 존재였다. 사유재산제도와 가부장제도가 사회에 정착되어 갈수록 더더욱 그랬다. 여성들의 지위는 점차 낮아졌고 천부인권 운운하던 시절에도 여성만은 권리에서 예외였다. 이에 여성들은 스스로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른다.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과 함께 등장한 ‘집단적 여성운동’은 근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된다. 여성들의 근대적 자각과 더불어 ‘해방’에 대한 요구가 대두됐고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억압,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지위와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갖가지 제도의 변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능동적으로 조직화하여 행동했으며 이를 구체화 시킨 것이 바로 ‘여성운동’이다.

 

  여성도 국민으로서 인정받길 원했다
  초기에 ‘노동운동’의 성격을 띄던 여성운동은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와 결부되어 실질적인 남녀평등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장됐다. 그 움직임의 대표적인 예로 ‘참정권’을 들 수 있다.17~18세기 서유럽의 시민혁명을 통해 절대주의가 붕괴됨과 동시에 민주주의가 대두됐다. 이에 모든 국민은 참정권을 얻을 수 있었지만 여성은 ‘국민’에 속할 수 없었고 ‘가정인’으로서의 역할만이 강요됐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끊임없이 국민으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투쟁을 이어갔다.

  첫 시작은 뉴질랜드였다.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다. 이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서유럽 대부분 국가들은 여성참정권을 법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캐나다(1918년), 미국(1920년) 등의 국가들이 그 뒤를 이어 여성의 참정권을 제도화했다. 시민대혁명을 이끌 정도로 민주적이라 평가돼왔던 프랑스는 보다 늦게, 1944년에서야 비로소 여성참정권이 인정됐다.

투표 중인 여성유권자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 후 국가의 독립과 더불어 민주주의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여성참정권’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는 1945년 8,15 광복을 계기로 1948년 제정헌법에서 처음으로 남녀의 평등한 참정권이 인정됨으로써 여성참정권을 이뤄냈다.

  이와 동시에 여성들은 ‘나는 사회가 제시한 정해진 삶의 길을 살아가야만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기에 이르렀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보장받고자 했다. 특히 이들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큰 관심을 갖고 여성들의 취업에 일조하고자 ‘여성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 여자대학을 비롯한 여성 교육기관이 탄생했고 우리대학 역시 이러한 배경의 일환으로 생겨났다.

 

  페미니즘의 변질, 쉐미니즘?
  현대사회의 남녀차별 사례는 많이 시정됐다. 여성들의 사회적인 위치는 상승했고 목소리는 커졌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여성들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근래 ‘페미니즘’이란 단어의 어감이 썩 좋지만은 않다. 페미니즘이란 본래 여성이 성차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며 여성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모든 사상과 운동을 뜻하지만 최근 들어 ‘악성 페미니즘’이라는 말과 함께 ‘여성 우월주의’를 의미하는 단어로 변질된 감이 없지 않다.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의 뜻 자체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인식에서 차이가 생긴 것이다. 최근에는 위선을 뜻하는 ‘쉐임’과 ‘페미니스트’를 합쳐 ‘쉐미니스트’라는 신조어, 즉 페미니즘에 대한 과격한 표현을 일삼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렇듯 소수의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그 인식의 차는 더욱 넓혀지고 있다. 혹자는 이들이 양성평등을 표방한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움으로써 양성평등이라는 본래의 방향성을 상실한 채 오로지 여성의 지위상승에 급급한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차별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이 또다른 차별을 낳아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 논란은 흑백논리 경향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 여성사회의 과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성의 역사를 따져봤을 때 사회에서 국민으로서 인정받고 지금의 모든 권리들을 손에 쥐게 된 것은 고작 수 십년 사이의 일이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여성으로서 국민으로서 많은 것을 일궈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지금 우리 사회에 정착돼 가는 중간시점에 있다. 페미니즘은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은 ‘양성평등’을 추구하며 여성의 인권을 남성의 인권과 동등하게 보는 사상이라는 소리다. 이러한 페미니즘이 남용돼 양성평등을 이룩하는데 장애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성 문제가 더욱 중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여성운동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 퇴색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세계여성의 날, 직접 참여해보세요!


  <제28회 한국여성대회> 3월 10일, 시청광장
  <한국여성대회>는 2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한국의 여성의 날 행사다. 올해로 28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주관 하에 여성의 날을 전후로 하여 매년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2012 약속해’라는 테마로 3월 10일 토요일 시청광장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여성운동상 시상 ▲3·8 여성선언 ▲각종 퍼포먼스 및 축하공연 등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행사에 의미를 더한다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2시부터 진행되는 거리 퍼레이드! 서울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의 퍼레이드는 놓칠 수 없는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마지막으로 마무리는 여성유권자의 자유발언과 참가자 전체가 함께하는 댄스 퍼포먼스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대회가 시작되는 10일에 앞서 8일에는 총선을 앞두고 여성연합에서 준비한 100가지 젠더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2012 총선, 젠더정책 대토론회>가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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