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의 성공
<개그콘서트>의 성공
  • 권경우 문화평론가
  • 승인 2012.03.1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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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상황을 보면 바야흐로 개그의 전성시대다. SBS는 <웃찾사>를 폐지했다가 최근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케이블 방송에서도 <코미디 빅리그>를 비롯해 개그 프로 혹은 개그맨들이 활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대세는 <개그콘서트>다. 사실상 <코미디 빅리그>의 몇몇 코너를 제외하고는 거의 안방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금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재미없는 코너가 거의 없다.

  <개그콘서트>의 성공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정치적 풍자의 부활이다. 돌출행동으로 개그맨들의 밥줄을 위협한다는 평가를 받는 모 국회의원은 <개그콘서트>의 내용을 문제 삼아 개그맨을 고소하면서 해당 개그맨이 인기몰이를 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용감한지 보여주는 대목에서 ‘이.명.박’ 딱 세 글자를 내뱉는다. 여기서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빵’ 터진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는 개그의 소재로 부활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유행하던 정치 소재의 코미디와 지금 나타나는 개그의 표현방식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것은 예전에 비해 대중의 일상에 정치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정치 혹은 정치인 소재의 개그에 시청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주 시청자 층을 특정 세대에 국한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언어유희와 몸개그의 절묘한 결합을 보여주는 ‘꺾기도’를 들 수 있다. 상상 밖이다. 정작 코너를 짜는 본인들도 이런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날 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성인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웃겨 죽겠다는 부류와, 왜 웃는지 혹은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류다. 이 코너가 12살까지의 아이들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런 반응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전자가 ‘꺾기도’에 대해 감각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이성이 먼저 작동하는 부류라 할 수 있다.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개그 프로그램의 부활은 환영할 만하다. 그것은 수많은 개그맨의 생존문제에서도 그렇고, 다른 한편으로 웃음의 코드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유행하는 웃음은 건강한 웃음이라기보다는 웃고 난 뒤에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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