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추진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녀공학 추진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혜미(국문.3) 양지
  • 승인 2004.02.28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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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고집은 시대착오적 발상
 '남녀유별', '남녀 칠세 부동석'. 이러한 옛 선인들의 말을 지금 진지한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훈계로 듣는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아마도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라면 자신도 모르게 비웃게 될 것이다. 그만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의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 성 역할 등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이다. 획일적이고 단일화된 것보다는 다양하고 폭넓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아래 남녀중등학교를 비롯해 여자대학 역시 남녀공학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남녀가 조화하면서 또는 경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남녀공학에서의 교육이 주는 장점을 알아보자.
 첫째, 같이 배우고 생활하면서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상대 성 역할의 장점을 배우게 된다. 둘째, 융통성 있는 성 역할인 양성성의 경향을 띄게된다. 셋째, 성 역할 정체감에 있어 현대 사회에 더욱 잘 적응 할 수 있는 심리적 양성성 유형이 높아진다.
 여대의 경우 상명 여자 사범대학과 성심여대는 각각 상명대와 카톨릭대로 바뀌었다. '여자대학이 공학으로 바뀌면 지명도나 인지도가 떨어지지는 않을까?'라는 우려와는 달리 좋은 성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현모양처가 꿈이라는 여성이 거의 없는 요즘 남성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이때에 여대에서의 교육은 우물 안의 개구리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 여성들이 인문계열 쪽으로 많이 진출했던 것과는 달리 남성들의 분야에도 진출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요즘 정보의 교류나 선배의 조언이 필수적인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다. 여자들끼리의 대화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정치· 사회· 경제와 같은 분야는 여성들의 관심이 적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토론하거나 생각해 볼 기회가 적다.
 이러한 것을 연합동아리나 동문회에서 해결하면 되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것은 분명 같이 학교를 다니면서 대화하고 나누는 것과는 다르면 그 한계가 있다. 이것은 기업들이 여자대학의 학생을 선호하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로 작용한다.
 여자 대학이 가지는 특성은 학구열이 높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한가하던 도서관이 시험 때만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출석하나에 목숨을 걸고 학점에 울고 웃는다. 물론 학생이라는 신분에 있어서 학업성적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곳은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히는 곳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모양처를 배출하는 산실이였던 여자대학은 시대착오적 산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녀공학은 모험적인 시도
 학교측은 공학화가 좀 더 나은 수준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추진 이유를 밝혔다. 학교 발전은 수준 높은 학생을 유치할때만 가능한 것인가? 교육이란 그 대상을 떠나 효과적인 방법과 내용으로 대상을 발전 시키는 것이아니던가? 이러한 점을 상기해 볼 때 학교 당국이 교육의 근본적 이념을 생각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교육 프로그램과 환경은 무시한채 대상만을 탓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수 없다.
 이 것이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라면 실질적으로 들어가보자. 학교당국은 공학화 추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이전에 이에 대한 비용과 기대 효과를 수치로 조사해 본적이 있는가? 갑작스런 공학화는 뜬금없는 소리이다. 분명, 남녀공학화가 아니라도 여대를 유지하고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을 것이다.
 남녀공학으로 성공했다는 타학교의 사례를 언급하기 이전에 우리는 여대로서 충분히 성장하고 있는 타학교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화여대는 전통과 규모에 탄탄한 선후배간 네트웍 프로그램을 가미시키고 여성학문 특화를 무기로 발전을 괴하고 있다. 숙명여대도 약학과를 비롯한 일부학과를 전략적으로 육성 현대적 이미지로 전환하였다. 서울여대는 지리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인 영어 교육과 바롬관을 이용한 생활관 운영으로 많은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세대학의 공통적인 발전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여대라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여성이 우세한 학문을 육성하고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하는 교육을 실시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일부에서는 이화여대를 비롯한 여대들의 커트라인이 낮아지고 있고 이는 곧 학교의 퇴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커트라인 어찌되었건 각자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 계발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입학생의 커트라인이 학교의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졸업생의 실력이 학교의 발전정도를 가늠하게 할뿐이다.
 비록 타학교에서 남녀공학을 시도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할지라고 우리는 그들과 명백하게 차이가 있다. 그 차이란 우리의 일차적 목표가 분규학교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라는 것이다. 섣부른 남녀공학의 시도로 학교에 또 한번의 파장이 불러 일으켜진다면 이는 우리에게 굉장한 타격이 될 것이다.
 남녀공학이 성공을 100%로 보장하는 백지 수표가 아닌 이상 이것은 지나치게 모험적인 시도이다. 여대로서의 장점을 살리며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계발한다면 남녀공학 이상의 효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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