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등록금, 더 비싼 집값
비싼 등록금, 더 비싼 집값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2.03.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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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개강을 앞두고 대학가는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하려는 학생들로 붐빈다. 기숙사의 수용률 부족과 부실한 시설로 인해 차라리 학교 근처에서 혼자 편안하게 살겠다는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원거리 지역 거주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 가능한 수도권 지역에 사는 학생들의 경우에도 2시간에서 3시간이 걸리는 통학시간 때문에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을 구하는 학생들이 치솟는 방값에 힘들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생들의 어려움을 짚어보고 주거 문제가 해결될 방안은 없을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

열악한 환경에 한숨만 푹푹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이 학우는 학교에 입학하고 1년 동안 경기도에 있는 자택에서 통학을 했다. 하지만 2시간에서 3시간이 걸리는 통학시간을 견디기엔 너무 힘들었고 결국 이번 학기부터 원룸에 입주했다. 기숙사에 지원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경기도 학생은 소수만 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만한 원룸에 입주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우리대학 현 기숙사 수용인원은 352명. 경인지역 학생 수용인원은 기숙사 전체 수용인원의 5%인 17명 내외다. 얼마 전 평가인증 결과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대학의 기숙사 확보 현황 지표는 기준값에 못 미친다. 하지만 우리대학에서는 창학 100주년 기념으로 계획한 ‘비전 2020 캠퍼스 마스터플랜’의 일환으로 4,086.21㎡ 규모의 학생 기숙사 신축을 기획하고 있다. 그러나 기숙사가 완성되려면 아직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되진 못하고 있다.
  우리대학 근처 월세는 30~50만 원 정도이며 보증금은 500만 원에서 1천만 원 정도다. 서울시내 대학 주변 월세가 50만 원 이상, 보증금이 1천만 원 이상인 것에 비하면 매우 싼 편.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다른 대학 학생들이 우리대학 주변 원룸에 입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비와 관리비까지 고려하면 그것도 부담이 적지 않다. 때문에 최근 이 학우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 상의 월세지수는 전년대비 2.6% 상승했고 대학가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미치며 이 학우와 같은 대학생들의 부담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막상 입주를 해도 주거 문제는 끝나지 않는다. 시설이 낙후된 집들도 많을 뿐더러 집 주변 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골목과 안전하지 않은 치안 탓에 불안해 하는 학생들이 많다. 또한 보증금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학생들은 집주인이 제시한 금액을 믿고 직접 비교해 보며 어림짐작을 할 뿐이다.  

대학생을 위한 정부의 대책
  결국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주도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사업을 진행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입주를 신청한 뒤 합격한 대상자가 전세주택을 물색하면 LH 지역본부에서 계약을 체결한 후 학생들에게 재임대하는 주택을 의미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1순위로 일반가구 대학생들은 2순위로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합격자들은 수도권 기준 7천만 원을 지원받으며 보증금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월세 7만 원에서 17만 원을 내고 입주를 하게 된다. 입주기간은 2년으로 재계약을 통해 최대 6년까지 임대 가능하다. 이 사업에 맞춰 일부 대학가 주변에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기준에 맞춘 초소형 단지들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LH의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임대인이 서류를 작성해야 되고 작은 면적, 낮은 가격 기준으로 적당한 집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까다로운 절차를 이유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자 LH는 ▲부채비율 90%로 완화 ▲제출 서류 간소화 ▲주택 가격 180%로 상향 조정 ▲공동담보 산정방법 개선 ▲면적제한 50㎡로 확대 등으로 기준을 완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완화된 기준을 악용하는 집주인들 때문이다. 우선 집주인이 제시한 전세값을 LH가 권리분석 하고 전세 기준에 의해 전세값을 인하할 시 입주 학생을 통해 손해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수도권 기준 7천만 원을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전세값을 올려 월세를 더 받는 경우도 있다. 결국 상대적으로 부동산 및 법률지식이 부족한 대학생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
  서울시는 대학생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구책으로 ‘희망하우징’을 공급하고 있다. 희망하우징은 서울특별시와 서울시 산하 SH공사에서 매입한 다가구주택을 활용해 ‘대학생 기숙사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과의 가장 큰 차이는 학생들이 직접 집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요대학이 밀집돼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 통학에도 용이한 희망하우징은 2인 1실 기준으로 보증금 100만 원에 다른 집에 비해 20%에서 30% 저렴한 월세로 이용 가능하다. 현재 다가구주택형으로 총 214실이, 원룸형으로 총 54실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희망하우징은 적은 수용 인원, 부족한 가구 수, 내부시설의 열악함으로 학생들의 원성을 샀다. 특히 다가구주택형의 경우 사생활 침해와 비좁은 방이 문제가 되고 있다.

피해 예방과 차후 과제      
  현재 LH는 전월세지원센터를 통해 주요 유의사항과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올려 놓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LH에서 부담한다는 것이다. 지원한도액 내에서 주택을 구할 경우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없으므로 중개업소에서 다른 명목으로 추가수수료를 요구할 때에는 LH 지역본부에 연락하면 된다. 또한 LH 직원을 중개업소 등에 보내 주택을 확보해 학생들에게 알선하고 있다. 지역본부도 신청된 접수물량을 신속하게 계약하기 위해 전 지역본부에 전세지원 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학생을 위한 1대1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한다.
  그러나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공급과 열악한 환경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는 철저한 주변 환경조사를 통해 보금자리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일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학교 측에서도 보증금 문제 개입을 통해 학생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학교 주변의 경우 월세 가격 담합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대학 주변의 주민들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학생복지 차원에서 개입을 하고 도움을 준다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를 대로 오른 등록금과 함께 그만큼 또 많이 오른 것이 집값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고민 중 하나인 주거 문제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부실한 대안으로 학생들을 실망시키고 있고, 대학은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는다. 예로부터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의식‘주’라 하지 않았는가. 한창 빛날 나이에 쪽방과 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지하,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언제나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청춘들. 주거 문제는 대학생들이 당면한 또 하나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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