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거버넌스
새로운 거버넌스
  • 박보영 극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2.04.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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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민·관 파트너십(private-public partnership)이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방식으로 커다란 각광을 받고 있다. 민·관 파트너십은 기존 정부 주도의 일방적 문제해결방식과 대비되는 협력적 문제해결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민·관 파트너십은 “정부와 민간조직과 지역주민을 포함한 사회의 각 주체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는 제반 노력과 협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서는 이 같은 중요성을 지니는 민·관 파트너십의 의미와 함의를 거버넌스(governance)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학계에서, 특히 정치행정학 분야에서 민·관 파트너십은 거버넌스라는 용어로 개념화되어 널리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민·관 파트너십에 주목하는가? : 협치(協治)의 시대
  그렇다면 거버넌스란 무엇인가? 20세기에 각국 정부는 공공서비스의 생산과 공급에 있어 통일성과 중앙집중화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21세기의 사회적 변화는 더 이상 이 같은 중앙집권적 정부 행태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지역적이고 국지적인 상황과 수요에 적응할 것을 요구하는 거버넌스 메커니즘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거버넌스는 민·관의 구별 없이 시민사회의 여러 부문의 공동참여와 상호협력을 통해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통치양식이다. 특히 정부를 중심으로 한 제도적·공식적 관계에 의존하기보다는 지역의 행정기관과 기업, 그리고 시민집단이 사안별로 참여하여 각각의 전략적 목표와 이해관계를 정책네트워크를 통해 조정·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민·관 파트너십 :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이런 거버넌스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거버넌스라 하여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로 불린다. 그래서 개념적으로도 올드 거버넌스(old governance)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를 구분하고 있다. 피에르와 피터스(Pierre & Peters)는 올드 거버넌스와 뉴 거버넌스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표현한다. “올드 거버넌스는 정부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뉴 거버넌스는 정부와 시민 간의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를 강조하고 또 이것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올드 거버넌스는 주요 행위자가 국가이고, 그 영역은 공적부문이며, 제도 또는 구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올드 거버넌스에서 정부의 역할은 공공서비스의 직접적인 조종(rowing)과 제공(providing)이며 그 원리는 명령과 통제와 지시이다. 구조는 위계적(hierarchy)이며 권위적인 형태를 띤다.

  반면, 뉴 거버넌스는 정보화와 지구화라는 외부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도출된 개념이다. 주요행위자는 국가, 기업, 시민사회 등 거버넌스를 둘러싼 다양한 행위자들이다. 따라서 올드 거버넌스와 달리 정부의 독단적인 행위가 불가능하다. 영역은 공적부문과 사적부문과 제3섹터이며 무엇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뉴 거버넌스에서 정부의 역할은 공공서비스를 간접적으로 조정하는 것(steering)이고, 또 정부와 수평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다양한 행위자들에게 권능을 부여하는 것(enabling)이다. 뉴 거버넌스의 원리는 유도, 촉진, 협동, 협상 등이며 따라서 구조는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정리하면 뉴 거버넌스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정부 이외의 행위자들의 광범위한 참여가 이루어진다. 둘째,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불분명한 경계 및 책임소재를 인식한다. 셋째, 집합적 행동과 관련한 상호의존적 관계를 형성한다. 넷째, 행위자들의 자율적인 자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다섯째, 정부의 공권력과 명령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방식을 지향한다.

 

민·관 파트너십의 적용 : 지역 복지행정과 거버넌스
  그렇다면 이러한 뉴 거버넌스로서의 민·관 파트너십은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지역 복지행정에의 거버넌스 적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일례로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지역의 다양한 복지수요에 대응하고 각종 복지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복지영역에서 민간복지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사 혼합 복지체제, 즉 민·관 파트너십에 기초한 사회복지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거버넌스는 민·관의 협력적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의 여러 부문의 참여와 상호협력을 이끌어냄으로써 사회복지 서비스의 전달과 같은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통치양식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여기서 참여와 상호협력을 사회복지서비스의 효과적인 전달로 구체화시킬 수 있는 기제가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체계이다.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체계는 대개 그 지역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아 거버넌스가 가장 잘 구현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통상적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공급할 때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어떤 특정 서비스 기관은 그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보건·복지기관이나 정부, 시장, 시민사회단체와 같은 다른 여러 기관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이때 특정 서비스 기관은 여러 기관들과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면 서비스 전달체계 또는 서비스 공급 네트워크가 된다.

 

민·관 파트너십의 전망 : 지역사회에서 커지는 거버넌스의 필요성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정부 이후 민영화와 분권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행정개혁이 이루어졌다. 기존에 정부가 직접 수행했던 공공 서비스를 민간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함께 실행하는 제도적 메커니즘이 이 같은 행정개혁의 핵심이다. 이렇듯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간의 협력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일례로 사회복지분야에서 재가복지와 지역사회복지의 강조라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서비스 공급조직의 다원화를 뜻하는 민·관 파트너십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상호의존적이고 협력적인 사회적 네트워크를 특징으로 하는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분권화와 민영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공동체에 기초한 지역사회 단위의 공공서비스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복합적이고 다양한 욕구를 가진 지역주민들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공공서비스 공급주체들 간의 수평적·상호의존적 네트워크, 즉 (민·관 협력에 기초한) 거버넌스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 글은 필자의 졸고 <사회자본과 거버넌스의 연계를 통한 사회복지전달체계의 현대화>(공동)에서 일부분을 가져와 작성한 것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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