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마케팅의 이해
뉴로마케팅의 이해
  • 박상규 강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2.05.1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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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새로운 이해
  마케팅의 알파와 오메가는 소비자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속마음을 읽고 그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주류 경제학에서는 인간의 경제활동을 이성의 합리성이라는 가정 하에 설명하려고 했다. 천재적인 인간의 소비행동은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일반소비자의 감성적 소비행동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하버드대학교의 잘트만(Zaltman)교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단지 5%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고 나머지 95%는 무의식적인 형태로 내재돼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의 속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의식적인 부분보다는 무의식적인 부분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품의 효용 및 이익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소비자로 인식하기보다는 소비자의 지식구조, 준거집단의 견해에 따른 인지적?정서적 반응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기업의 마케터들은 뇌신경과학분야의 조사기법을 이용해 소비자의 뇌가 마케팅 활동에 반응하는 패턴을 관찰?연구하는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을 활용하고 있다. 


뉴로마케팅이란?
  뇌신경과학의 연구범위가 경제학, 경영학, 교육학, 범죄학 등 사회과학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마케팅에 응용된 것이 뉴로마케팅이다. 마케팅과 뇌신경과학의 결합은 1970년 초에 시도됐고 뉴로마케팅이라는 마케팅조사기법으로 등장한 것은 2002년부터다.
뇌는 인간 몸무게에서 2%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활동은 매우 역동적이어서 하루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0% 정도를 사용한다. 뇌는 인간의 이성, 감정, 성격뿐만 아니라 소비의사결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뇌는 영역별로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복잡한 사고를 필요로 하는 소비의사결정은 뇌의 다양한 영역에서 화합적 또는 경쟁적으로 관여해 만들어지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뉴로마케팅에서 활용되는 연구기법으로는 시선이 움직이는 패턴과 머문 시간 등을 관찰하여 소비자의 시각적 주의를 측정하는 아이 트래킹 시스템(Eye Tracking), 국소적으로 활성화된 뇌의 증가된 혈류 공급량을 확인하는 fMRI(기능성 자기공명장치), 뇌-신경혈류 간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뉴로이미징기법, 뇌파를 분석해 뇌의 활성화를 측정하는 EEG(뇌전도)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생체반응 측정도구를 이용해 소비자의 뇌세포 활성이나 주의집중, 자율신경계 변화 등을 측정하여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뉴로마케팅은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매우 가치 있는 마케팅 조사기법이다.

뉴로마케팅은 경쟁브랜드 분석, 신제품 콘셉트, 제품 디자인 및 시안평가, 시장 테스트, 제품 출시 후 시장 피드백 분석 등 마케팅프로세스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 뉴로마케팅 조사방법은 해당 브랜드가 경쟁브랜드 대비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조사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설문과 같은 기존 조사방법에서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경쟁브랜드에 비해 ‘좋다’ 혹은 ‘만족한다’로 응답하게 되지만 실제 가지고 있는 감정의 정도는 현저하게 다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4년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자사 브랜드와 해외 명품브랜드 간에 소비자가 느끼는 감성적 차이를 fMRI로 측정한 바 있다.

 

활용 사례
  듀크대학교의 에리얼리(Ariely)교수와 에머리대학교의 번즈(Berns)교수는 광고주나 마케팅전문가들이 fMRI를 이용해 제품에 대한 고객의 호응도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 소비자는 맛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특정 브랜드의 콜라를 선택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과학과 마케팅 접목이 탄생시킨 새로운 분야는 제품의 명칭을 정하는 데도 반영된다. 기아자동차에서는 중대형 승용차 K7의 명칭을 정할 때 뇌과학을 도입했다. 기아가 K7을 새로 출시할 때,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알파뉴메릭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 이름을 찾기 위해 설문과 뇌과학을 활용했다. 국내외 200여 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조사에서 소비자의 의식을 설문으로 조사한 뒤, 시선 추적과 fMRI를 활용해 K7이라는 차명을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의식과 무의식에서 K7이란 이름에서 세련되고 혁신적이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상했고, 특히 외국인들의 평가가 좋았다.

일본의 혼다는 오토바이 디자인 설계에 뇌과학을 접목해 크게 성공했다. 혼다는 뇌세포 활성화 측정을 통해 오토바이 전면부가 ‘화난 얼굴’ 이미지일 경우 피실험자의 뇌세포가 가장 빠르고 강렬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혼다는 오토바이를 본 상대편 운전자의 인지율이 4.3% 향상된다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교통사고가 감소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기초로 모델 ASV-3을 설계해 교통사고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의 오토바이를 출시했다.
이 외에도 통조림 수프로 유명한 캠벨사나 월마트, 펩시와 같은 기업들도 뉴로마케팅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썼다.


향후 방향
  뉴로마케팅은 21세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GM, 켈로그, P&G 등과 같은 기업에서는 제품의 광고나 디자인이 소비자의 뇌에 어떤 활동을 일으키게 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가 향후 마케팅기법이나 브랜드 전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뇌 반응의 확인만으로 뇌 작용과 소비행동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은 뇌의 일부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뇌 영역이 상호작용을 통해 만드는 현상이기 때문에 일부 영역의 활성화 여부로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뇌의 활성화 여부가 소비자들의 자가선택 및 응답이라는 기존 조사방법보다 소비자의 행동을 더 잘 예측?설명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비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마케터가 해결할 가장 큰 과제이고, 그 대안으로 뉴로마케팅이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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