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눈을 떠라
진실의 눈을 떠라
  • 이보영 기자
  • 승인 2012.05.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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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트루맛쇼>를 뒤늦게서야 봤다. 보자마자 생각난 것은 며칠 전 가족과 함께 다녀온 ‘유명 맛집’이었다. ‘00에서 방송된 맛집’이란 간판에 현혹돼 음식점에 들어갔다 늘 같은 말을 중얼거며 나온다. “아, 또 속았다”.


  어째서 맛집이라 방송된 곳의 음식이 맛없는 걸까? 영화 트루맛쇼는 이 궁금증의 답을 보여준다. 실제 영화 제작자들이 음식점을 하나 만들고 이 음식점이 ‘맛집’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브로커와 광고대행사를 만나 자신의 음식점을 소개해 줄 프로그램, 연예인을 고르고 그에 맞는 가격만 제시한다면 어느새 또 하나의 맛집이 탄생한다. 더군다나 있지도 않은 메뉴를 만들어 방송에 내보내니 시청자들이 보는 맛집은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허구이다.


  트루맛쇼는 방영되고 난 뒤 일명 사회의 호루라기라고도 불리며 갈채를 받았다. 사람들이 단순히 방송사의 거짓 맛집 프로그램 고발에 대해 갈채를 보낸 것은 아니다. 일상에 젖어 감겨있던 진실을 향한 눈을 뜨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다. 트루맛쇼를 보고나면 문득 방송이란 것이 무서워진다. 대중은 눈을 가린 어린아이같다. 생각도 하지않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단지 주위의 몇몇, 방송과 언론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떡이기만 한다. 방송과 언론에 ‘진실 보도’가 중요시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회에 파문을 만들 수 있는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은 사람들을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굉장한 힘이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 방송에는 진실함도 깊이도 부족하다. 트루맛쇼를 보면 맛집 프로그램 제작자와의 인터뷰 내용이 나온다. 분량을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짓을 보태노라고 그녀는 말한다. 거짓 메뉴를 만들 때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자극이 없으면 방송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방송은 어느새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과 재미만을 추구한다. 진실이란 방송의 진정한 의미는 퇴색된지 오래다.

  이러한 방송현실에 맞서 시청자가 변화해야 할 때이다. 트루맛쇼가 부른 호루라기 소리를 들었다면 이제 자신의 눈을 가린 천을 벗어야 한다. 트루맛쇼에 나온 요리사 프랭크 부케가 했던 말은 정확히 우리가 행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미디어는 누구에게나 쉽게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다. 우리의 눈은 가장 큰 거짓말쟁이다. 이제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말고 스스로 판단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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