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되새겨야 할 근로자의 날
다시 되새겨야 할 근로자의 날
  • 이보영 기자
  • 승인 2012.05.16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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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이었다. 그러나 많은 언론에서 근로자의 날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근로자의 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노동 관련 단체에서는 진정한 근로자의 날에 대한 의미를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근로자의 날이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또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날이 가진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근로자의 날이란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외국에서는 노동절(메이데이)이라 부른다. 사전적 정의만 보면 근로자의 노고를 치사하기 위해 휴일을 주는 것으로 느껴지

민주노총 노동절 기념대회
지만 본래의 노동절은 노동운동 중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노동절 자체가 1886년에 일어난 미국의 노동환경 개선 추구 시위·투쟁을 기리는 의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단,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따르는 공공기관 직원은 제외)를 대상으로 한 유급휴일이다. 법정공휴일은 아니지만 법정휴일이기에 이날 근무한 근로자들은 원래 받는 일당의 절반 이상을 휴일근로수당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만일 회사에서 이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법률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중소기업 직장인 8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5%가 근로자의 날 유급휴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급휴가 대신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83.6%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로 뽑힌 것은 복지수준의 미비였고 경영자의 마인드 부족, 바쁜 업무, 기업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즉, 직원으로서 회사의 방침을 어기지 못하는 점과 회사의 존속 및 생계유지가 큰 이유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입지가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때문에 ‘근로자의 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를 더 실감하게 하는 날’이라는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근로자의 날, 이게 문제다
  근로자의 날이 가진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휴일인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가 동시에 존재하다보니 생기는 문제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어린이집이다. 부모는 회사에 출근을 하지만 어린이집이 쉬는 경우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가 막막한 것. 그 외에도 연계된 회사나 거래처가 쉬지 않아 덩달아 휴일을 가지지 못하는 경우, 공공기관과 연계된 조달·행정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 장애우의 교통수단이 되어주던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가 쉬면서 장애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근로자의 날 근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못하는 경우 등이 휴무차이로 생긴 문제점들로 지적됐다.
  두 번째 문제는 백화점, 음식점과 같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다. 이들은 회사 사정으로 평소처럼 직장에 나온다. 그러나 휴무를 하는 회사가 많아 연장영업을 해야 할 만큼 다수의 손님을 상대해야 한다. 때문에 서비스업 근로자들은 근로자의 날에 대한 혜택은 커녕 일이 많아 더 고달프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들이 제기되자 자연스럽게 근로자의 날을 법정공휴일로 정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오산대학교 김성영(사회복지행정) 교수는 “사회는 매우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한 쪽에 변화가 오면 반드시 다른 쪽에도 변화가 오기 마련”이라며 “차라리 모든 이들에게 휴일을 주고 진정한 정통성을 살려 각 세대마다 근로자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더 나은 방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근로자의 날을 되새기며
  그렇다면 근로자의 날의 의미는 무엇일까? 많은 지역과 기업에서 근로자의 날을 맞아 기념식, 표창식 등이 있었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주최하는 122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 등의 노동계 행사가 열렸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진정한 근로자의 날을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 근로자의 날은 휴일 또는 아무것도 아닌 날이다. 우리 대학생들 역시 ‘근로자의 날? 노동절? 들어보긴 했는데’ 또는 ‘우리가 쉬는 날이 아니니까 상관없어’라는 반응을 보인다.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 안에는 ‘노동’이 존재한다. 근로자·노동자의 노고는 우리 사회 속 모든 사람과 물건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근로자의 날은 바로 이 근로자의 의미를 되새기고 더 나아가 역사 속에서 노동자 또는 근로자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투쟁했던 이들을 기리는 날이다. 내년에 맞을 근로자의 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닌 진정한 근로자·노동자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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