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을 흐르게 하다
움직임을 흐르게 하다
  • 황유라 기자
  • 승인 2012.06.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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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워쇼스키와 앤디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영화 <매트릭스>(1999)는 다양한 촬영기법과 독특한 시각효과가 쓰인 영화로 유명하다. 몰핑 기법(2·3차원의 이미지를 다른 형상으로 변화시키는 기법), 모션캡처(사람, 동물 또는 기계 등의 사물에 센서를 달아 그 대상이 움직이는 정보를 인식해 재현하는 기법), <매트릭스>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주인공 네오가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는 장면에 쓰인 불렛타임(고속으로 움직이는 총알이 아주 느리게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법) 등 그 종류만도 여러 가지다. 그 중에서도 ‘플로모션(Flow motion)’ 기법은 <매트릭스> 속 다양한 명장면에 쓰여 감탄사를 자아내고 많은 찬사를 받았다.

  플로모션이란 이름 그대로 움직임을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플로모션을 사용하면 빠른 액션이나 슬로우 모션의 효과를 좀더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거나 있을 수 없을 법한 장면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이는 100대가 넘는 카메라가 사용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플로모션은 1초에 100프레임을 촬영할 수 있는 고속 촬영 카메라를 120대 이상 설치해 초당 12,000프레임을 촬영한 후 영상을 편집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한 장면을 촬영하는 데 1분이 걸리고 그 장면을 각기 각도가 다른 곳에 놓인 120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촬영했다면, 각 카메라에는 1분의 촬영 장면이 있을 것이다. 그 1분에서 120분의 1초씩 각 카메라의 장면에서 가져와 편집을 거쳐 화면을 배열하면 정지한 듯 보이면서도 움직이는, 플로모션이 사용된 영상을 볼 수 있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쓰였던 플로모션을 차용해 <매트릭스>에 도입했다. 건물 외벽을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장면뿐만 아니라 특히 영화의 여주인공 트리니티가 상대방과 결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그녀가 건물 벽을 디딘 다음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수십 대의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면서 보여줌으로써 플로모션이 빛을 발했다.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현재 플로모션은 광고나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에서도 흔하게 쓰이고 있다. 액션의 묘미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영상을 한층 세련되게 만들어 주는 플로모션. 이것이 장르를 막론하고 두루 쓰일 만큼 플로모션이 인기 있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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