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더해가는 행복한 발걸음
날마다 더해가는 행복한 발걸음
  • 이연지 기자
  • 승인 2012.06.11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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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일본에서 배우로 데뷔해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드라마 OST 싱글음반을 발매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배우가 있다. 작년에는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을 통해 한국에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얼마전 <신들의 만찬>에서는 제인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내공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관심과 기대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대학 이민지(일어일문 03) 동문이다. 그녀를 만나 배우로서의 삶을 들여다봤다.


  우리대학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배우의 길을 걷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대학교 재학 중 호기심으로 잡지모델을 하다가 우연히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게 됐어요. 뮤직비디오를 본 일본 영화제작사로부터 연기자 데뷔 제안을 받았고 2008년에 영화 <252 생존자 있음>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배우활동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원래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꺼리는 성격이라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그래서 연기생활 초기에는 많이 부끄러워 했어요. 그런데 제가 촬영현장에서 부끄러워하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거든요. 지금은 촬영현장에서 다른 배역에 대해 ‘내가 만약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연구를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지요.

  일본에서 먼저 배우활동을 하면서 국제적인 감각과 연기력을 쌓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한국에서의 연기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우선, 연기를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감각을 많이 익혔어요. 혼자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도 촬영현장에 나가보면 느낌이 또 다르거든요. 현장 분위기도 익혀야 하고 연기하는 것 이외에도 신경써야 할 점들이 많아요. 또 한국과 일본의 촬영현장 분위기도 많이 다릅니다. 같은 아시아인이라고 해도 일본에서 저는 외국인 신분이었죠. 그래서 감독님을 비롯한 여러 스탭들이 더 친절하게 대해줬던 것 같아요. 한국에선 신인이고 다시 처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쌓은 현장경험이 도움은 됐지만 새롭게 익혀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촬영현장을 직접 경험하면서 혼자 연습할 때와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었나요
  만약에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제 얼굴을 클로즈업 할 때 상대방이 앞에 없을 수도 있어요. 혼자서 이야기를 하는 셈이죠. 또 앞에 상대방이 있다 해도 카메라 각도에 따라 눈이 아닌 귀를 보고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서로 통화하는 장면에서는 상대방 없이 대사를 하는 등 이런 점들이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신들의 만찬>에서 제인은 솔직하고 당당한 캐릭터인데요, 본인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있나요


  해밀이 차분한 캐릭터였던 반면 그의 매니저인 제인은 활발한 캐릭터였어요. 저는 솔직한 편이지만 제인처럼 상대방이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다가가진 못할 것 같아요. 또 자신감이 있는 일에는 당당하지만,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에서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4차원의 엉뚱한 매력을 가진 특이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중에서도 <신들의 만찬>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많은 사람들한테 저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촬영하면서 많이 즐거웠어요. 전에는 촬영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곤 했는데 이번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제대로 배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현장 나가는 게 항상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연기지도 선생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연기력을 키우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새롭게 연기 공부를 하면서 어떤 점들을 배우게 됐나요
  전에는 ‘연기를 꼭 배워야 하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정말로 터득해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처음엔 발성연습과 발음교정 수업 위주로 하면서 말하는 습관을 고쳤습니다. 원래 입을 거의 벌리지 않고 말하는 습관 때문에 친구들이 저더러 복화술 하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거든요. 또 저도 모르게 입을 옆으로 벌려서 말하는 버릇도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한국어는 입을 위아래로 벌려서 발음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힘들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얼마 전에 급성 축농증으로 얼굴도 많이 붓고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어요. 동시녹음 감독님들께 죄송했죠. 감독님들은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셔서 이른 아침 촬영 때 목이 약간만 잠겨 있어도 금방 알아채시거든요. 스스로 체력관리를 잘해야 해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제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또 대본을 외우는 것부터 드라마 촬영 중간마다 대기하면서 몸이 많이 지쳐요. 하지만 성취감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신경쓰기 보다 자기만족이 제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손예진 씨를 좋아해요. 어떤 역할을 해도 잘 어울려서요.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 씨는 아이가 있는 미혼녀 역할이었어요. 그 당시 손예진 씨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는데 연기가 정말 자연스러웠어요. 청순함과 팜므파탈의 매력을 모두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저도 손예진 씨처럼 어느 역할에도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를 꿈꾸는 학우들을 비롯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어린 나이부터 연기를 시작해서 그런지, 대학을 졸업하고 배우로 데뷔하기엔 나이가 많다고들 이야기하죠. 배우 지망생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자신의 길이라고 판단된다면 대학을 졸업하고도 얼마든지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 중에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친구들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비록 늦게 시작했지만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어 행복해요. ‘여배우는 서른 살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자주 해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꼭 도전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이민지 동문처럼 정말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만 있다면, 시기는 상관없지 않을까.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미래의 목표를 향해 늦었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준비하고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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