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그렇게 행복할 순 없을까
우리도 그렇게 행복할 순 없을까
  • 장우진 기자
  • 승인 2012.09.10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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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안녕, 하세요> 포스터

  장애는 한 인간의 활동에 있어 많은 것을 제약한다. 그러나 여기 “보이지 않아도 난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큐 <안녕, 하세요!>는 장애를 소재로 하지만 결코 우울하지도,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 무언가 배웠다면 그것은 관객 스스로가 그들이 불쌍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혜광학교 교사이자 사진작가인 이상봉 선생은 학생들을 찍은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말한다. “사회에 너희 모습을 많이 보여주자. 흉측한 얼굴을 보였을 때 처음에는 흉측하다 느끼지만 조금 지나면 똑같은 사람으로서 아무렇지 않아질 거다.”
  시각장애인의 외모는 언뜻 보면 무섭다. 시각장애인을 자주 접하지 못한 일반인들이 게슴츠레한 눈꺼풀 사이로 보이는 흰 눈동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상봉 선생의 말처럼 처음에는 거북할지라도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아이들의 일상은 점차 여느 아이들의 일상처럼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피아노를 잘 치는 장난꾸러기 지혜, 선생님이 돼 혜광학교에 부임하고 싶다는 채은이와 수경이, 글을 잘 쓰는 명선이, 손에 땀이 많이 나는 병을 앓고 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연주를 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지훈이, 판소리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보혜, 졸업 후 사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고3 준호. 운동도 하고, 노래도 하고, 글도 쓰고, 악기도 연주하고, 사진도 찍는 혜광학교 학생들의 모습은 일반학교의 교실풍경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오히려 입시에만 매달려 사는 또래의 학생들보다 더 풍부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흔히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직업이 안마 말고 더 있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 속에서 시각장애인에 대한 교육은 진학보다는 취업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에서는 그들이 남들과 같은 일을 해내면 놀라워하며 그들을 쉽게 “불쌍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혜광학교 아이들은 딱 우리가 고민하는 만큼만 고민한다. 우리와 다를 것 없이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미래를 그린다. 진정 불쌍한 것은 욕심과 현실에 눈이 가려진 채 하루하루를 불만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지훈이처럼 우리도 그렇게 행복할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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