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를까?
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를까?
  •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12.10.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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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를까? 우리 사회에서 범죄는 없앨 수 없는 것인가? 범죄학 분야 전공자나 형사사법기관 종사자들이라면 한 번쯤 가져보는 의문일 것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뒤르켐(E. Durkheim)의 범죄정상설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범죄학을 연구하는 학자나 실무가들은 범죄는 물론 범죄자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규명하고자 하는 범죄학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성범죄자의 유형과 심리적 특성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범죄학이란
  범죄학(criminology)이란 사회현상으로서의 비행과 범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범죄학의 한 분야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 범죄원인론이며, 크게 고전학파와 실증학파로 나뉜다. 고전학파는 범죄행동에 대한 자유의지론을 주장한다. 이에 반해 실증학파는 범죄행동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특정한 원인에 의해 좌우된다고 보는 결정론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실증학파의 이론들은 20세기 미국 심리학의 영향을 받았으며 개인적 자질과 속성이라는 개인적 요인에서 범죄의 원인을 찾으려는 생물학적 이론과 심리학적 이론, 그리고 행위자의 사회적 환경에서 범죄의 원인을 찾으려는 사회학적 이론으로 구분된다.


범죄의 원인 : 생물학적 원인?
  생물학적 이론은 염색체나 호르몬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 결함이 범죄의 원인이라고 보는 이론이다. 다윈(C. R. Darwin)의 진화론과 멘델(G. J. Mendal)의 유전법칙의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의 롬브로조(C. Lombroso)는 범죄자의 두개골 부위를 측정해 정상인과 범죄자가 유전적으로 다르게 지니는 신체적 특징을 찾았다. 그리고 유전적·신체적 차이가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1962년 고등학교 졸업 후 미용사로 취직했으나 생리 때만 되면 병적인 도벽 증세를 드러내기 시작해 생리 중 절도죄로 11년 8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온 박모 씨(54세)는 “자제하려고 애썼지만 자신의 손이 어느덧 다른 사람의 물건을 집어 들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고백했다. 이 기구한 여인의 도벽은 폐경기가 돼 생리가 없자 함께 없어졌다. 그러나 갱년기성 우울증 치료를 위해 호르몬 치료제를 투약하자 생리가 다시 시작되어 1995년 10월 서울 H백화점 진열대에서 여성재킷 등을 훔쳐 달아나다 또다시 붙잡혔다(동아일보, 1996년 9월 6일자). 이 여성의 경우 생리전증후군(PMS : Premenstrual Syndrome)으로 나타나는 여성호르몬 이상이 범죄를 저지르게 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생물학적 결함이 범죄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롬브로조


범죄학의 원인 : 심리학적 원인?
  심리학적 이론은 범죄자의 심리적인 측면을 다루는 학문, 즉 범죄자의 행동을 심리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정신구조는 지능, 정서(감정), 의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정서와 의지의 결합을 성격이라고 하며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이들의 주된 특징은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하여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흔히 프로파일러라고 하는 범죄심리분석관은 일반적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할 경우 범죄사건의 정황이나 단서들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용의자의 성격과 행동유형, 성별, 연령, 직업, 취향, 콤플렉스 등을 추론함으로써 수사방향을 설정하고, 용의자의 범위를 압축하여 범인을 검거하고 있다. 이들은 범인 검거 후에는 심리적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자백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한다.


범죄의 원인 : 사회학적 원인?
  사회학적 이론은 사회구조 자체에서 범죄의 원인적 메커니즘을 찾으려는 입장이다. 이 이론은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사회의 구조·제도 그리고 과정의 역할을 강조한다. 나쁜 짓을 일삼는 무리에 휩쓸리다 보면 흰 색깔이 같이 검게 물든다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는 말은 서덜랜드(E. H. Sutherland)가 말하는 범죄는 학습된다는 차별적 접촉이론(differential association theory)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2010년 2월 24일 집안에 있던 학생을 납치해 성폭행 후 살해, 유기한 범인 김모 씨의 경우 태어나서 교회 앞에 버려졌다가 현재의 부모에게 입양됐다고 보도돼 그의 성장환경이 범죄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문제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위에서 열거한 세 가지 이론 중에서 한 가지 이론만으로 범죄자의 범죄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성범죄자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성범죄자의 유형
  최근 성범죄 전과가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30대 남성이 여성 7명을 연쇄 성폭행하여 체포됐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또한 여고생 성폭행 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출소한 70대가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붙잡히기도 했다. 전혀 상반된 두 사례에서 보듯이 성범죄 전과가 없는 사람도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고, 성범죄 전과가 있는 고령자도 다시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결국 성범죄는 전과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저지를 수 있고 나이와도 무관하게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흔히 성범죄자의 유형은 공격성 치환적 성범죄자, 보상적 성범죄자, 성애 공격적 성범죄자, 그리고 충동적 성범죄자 등으로 분류되며, 이들의 심리적 특성은 서로 상이하다.
  공격성 치환적 성범죄자들은 성폭력 행위 자체가 아주 공격적이고 폭력적이지만, 성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을 해치고 비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보상적 성범죄자들은 강력한 성적 충동에 대한 반응으로 성폭력을 자행하는 사람들로서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성애 공격적 성범죄자들은 성적인 만족과 폭력적인 만족을 동시에 얻으려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충동적 성범죄자들은 성적 욕구나 폭력성이 강한 사람들이 아니라 폭력의 기회가 생겨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범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고, 누구나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을 비롯한 형사사법기관에 모든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되고 우리 각자도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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